엄마는 카페에 때수건을 팔라고 하셨어 - 92년생 애매한 인간, 4년 직장생활을 접고 카페사장 4년차입니다
애매한 인간 지음 / 지베르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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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이 대학 졸업하고 어렵게 취업한 안정적인 공공기관을 퇴사하고 카페를 차리겠다고 하면 난 분명 반대할 것 같다.

나 역시 마흔까지 직장생활을 하고 내 사업을 펼쳐보겠다고 퇴사를 했고 다행히 후회하지 않고 잘 이끌어왔다. 하지만 내 딸이라면 난 미래가 분명하지 않은 그 길을 택하지 말라고 말렸을 것이다. 아마 이 책의 저자의 엄마도 그러고 싶었을 것이다.

 


 

앙큼하게 의논도 하지 않고 덜컥 사표부터 내는 바람에 반대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 엄마는 속으로는 어땠을지 몰라도 미지의 세상을 향한 딸을 응원해주었다.

사회생활하는 많은 사람들 대부분 가슴속에 사표 한장 품고 살지 않겠는가.

사람들끼리의 관계가 힘들어서, 일이 고단해서, 월급이 적어서 등등...퇴사의 이유는 넘친다.  그렇다고 다 진짜 사표를 던지고 나올 수는 없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니까.

 


 

30년 같은 3년의 직장생활이 몹시 힘들었던가보다. 특히 팀장과의 관계가 힘들었고

과중한 업무도 퇴사의 이유였을 것이다. 멀리서 보면 멋있어 보이는 카페를 차리기까지 고민이 왜 없었을까마는 하필이면 코로나가 떡하니 기다리고 있었다.

한집 건너 카페가 들어서고 팬데믹 상황이 오면서 카페는 만성 적자에 시달린다고 한다.

 


 

다달이 내야하는 집세며 각종 요금들에 재료비까지..간당간당한 통장이 보이는 듯 하다.  그 많은 시간들을 견디면서 과거의 직장생활이 그립기도 했을 것이다.

'내가 이러려고 사표를 던지고 카페를 차렸나'싶기도 했을테고.

그나마 곁에서 응원해주는 부모님이 계셔서 참 다행스럽다 싶다.

이제 위드 코로나 시대도 되었으니 잘 만든다는 밀크티를 사러 손님들이 줄을 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언젠가 카페가 잘 되어 프랜차이즈 사업이 될지도 모르고 어쩌면 다른 적성을 찾아

더 멋진 일을 할지도 모르지만 견뎌온 시간들이 큰 양분이 될 것임을 나는 안다.

인생을 살아보니 빛나고 행복했던 시간보다 어렵고 고통스런 경험들이 내 삶을 더

찰지게 만들어 줬음을 안다. 그러니 매일 '자존감'때문에 힘들어하지 않기를.

어떻게든 도와주고픈 엄마의 마음이 생강청이 되고 때수건이 되고 마스크가 되더라도

까칠하게 굴지말고 상냥한 딸이 되기를...

 

스스로 애매하다고 하지만 어찌보면 인생은 그런 애매함의 연속이라는 걸 알기에

조용히 손을 잡아주고 싶다. 진주에 있다는 이 카페. 육전냉면을 먹으러 진주에 가면

한 번 찾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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