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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서로에게 선물이 된다면 - 미국 메릴랜드주 퍼스트레이디 유미 호건 자전 에세이
유미 호건 지음 / 봄이아트북스 / 2021년 9월
평점 :
품절
한국인의 저력을 그대로 보여주는 삶이었다.
전남 나주의 시골내기 처녀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날아올랐고 수십 년이 흐른
지금 그 꿈은 현실이 되었다. 잠시 불행했고 고단했고 열심히 앞만 보며 살아온 날들이었다.
그림을 좋아했고 화가가 꿈이었지만 조국에서는 그 꿈으로 향하는 길이 너무 멀었다.
아이 하나 딸린 남자를 따라 미국으로 왔고 결혼을 했다. 참 어렸고 사랑을 몰랐다.
하지만 미국이라면 자신의 꿈을 이루어 줄 것 같았다. 현실은 냉담했고 결국 이혼으로 이어졌다.
자신이 낳지도 않은 딸까지 세 명의 딸을 키우며 싱글맘으로 정신없이 살다가 래리라는
미국 남자를 만났다. 그녀에게 운명적인 남자는 래리였던 것이다.
그렇게 재혼을 하고 래리는 메릴랜드 주지사가 되었다. 미국은 주마다 독립적인 정치를
하는 나라이다. 철없던 시골처녀 유미는 미국의 퍼스트레이디가 된 것이다.
유미의 성공은 열심히 살아온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낯선 땅 미국에서 오로지 자식을 바라보면서 최선을 다했던 삶에 대한 신의 보답이 아닐까. 하지만 남편 래리가 주지사가 되어서 시작된 그녀의 내조는 빛을 발한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한국과의 교류를 넓히고 이민자들을 위한 정책을 조언하면서 그녀도 정치가 이상의 공헌을 한다. 그리고 어릴 적 꿈도 버리지 않고 훌륭한 아티스트가 되었다. 정말 대단하다.
작년이던가 미국이 아직 코로나사태의 위기를 절감하지 못할 때 매릴랜드 볼티모어 공항에
대한항공 비행기가 미끄러져 내렸다. 한국의 코로나 진단키트 50만개가 처음으로 미국땅에
도착한 것이다. 유미 호건의 활약으로 매릴랜드주에 주민들은 일찍 코로나로부터 위기를
대처하게 된 것이다. 유미 호건은 당차고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여성이다.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인생이었다고 말하는 그녀에게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
나와 동갑정도라고 짐작되는데 그녀가 걸어온 삶이 어찌나 대단하고 놀라운지 모르겠다.
낯선 나라에서 주지자의 아내가 될 때까지 그야말로 인간승리의 인생이었다.
앞으로 1년여의 임기가 남은 래리와 딸들, 사위와 손주까지 행복한 나날들이 이어지길
바라고 화가로서도 명작을 남겨주길 기도한다.
한국 여성의 위대한 힘을 보여준 유미 호건!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