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신라는 외국인을 환대하는 문화였고 많은 외국인들이 드나들던 나라였다.
신라의 유적에는 페르시아에서 온 것들이 꽤 많이 발견되곤 했다. 더구나 신라의 왕릉곁을 지키고 있는 낯선 이국인 석상은 누구일까. 페르시아에서 생산되던 유리부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처용이 도깨비가 아니라 당시 신라에서 살고 있던 서역인이라는 주장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어왔다.
아마도 과거 신라에는 페르시안인들 뿐만이 아니라 많은 외국인들이 살고 있었던 것 같다.
입으로 전승되는 페르시아의 쿠쉬나메에는 동쪽 끝 땅에 있는 바실라라는 나라가 등장한다.
금이 풍부하고 신비를 간직한 그 바실라가 신라라고 짐작된다.
페르시아가 멸망하고 왕자가 이 바실라까지 와서 신라의 공주와 사랑에 빠진다는 이 소설의 내용이 결코 허황하지 않다고 믿어진다. 패국의 왕자가 공주와 사랑에 빠지지만 자신의 나라를 부활시키기 위해 다시 고국을 향해 떠나게 되고 결국 공주와 이별을 하게 된다.
신라공주와의 사이에 태어난 왕자 페리둔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페르시아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장면은 눈물겹다. 고선지, 혜초, 원효, 의상대사같은 인물들과의 만남도 반갑다.
자칫 엉뚱한 상상일지도 모를 이 소설을 쓰기 위해 저자는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짐작하게 된다. 수많은 역사서를 찾아보고 유적지를 돌아보고 그래서 탄생한 이 소설은 그저
소설이 아닌 역사서가 되었다.
불교국이었다가 조로아스터교로 개종되었던 페르시아가 인류에 끼친 영향은 엄청나다.
이슬람에 의해 멸망되었고 찬란했던 문화는 묻혔지만 어쩌면 이 땅에도 그들의 후손이 살아갈지도 모른다. 서울로와 테헤란로를 만들만큼 가까웠던 이란이 너무 멀어진 것 같아 안타깝다. 이 소설로 묻혀있던 역사를 알게 되어 뜻깊은 시간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