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릴라 형과 오로라 - 제10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이병승 지음, 조태겸 그림 / 샘터사 / 2021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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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감추고 싶은 비밀이 있다.

동네 미용실의 가위손형은 강남의 유명한 미용실에서 오랫동안 일했고 유명한

연예인들의 머리도 손질해줬다고 했다. 너무 일만 하는게 싫어서 우리 동네로

와서 미용실을 열고 오후 6시면 문을 닫고 자기 시간을 갖는다고 했다.

 


 

언젠가 핀란드로 여행가서 오로라를 보고싶다는 형에게 부탁하여 초등학생을

위한 특별한 머리 손질 비법을 촬영했다. 유튜브에 올려 돈을 벌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회수는 형편없었고 가위손형이 아니라 고릴라를 닮았다는 댓글이 달렸다.

망했다. 강남 미용실에서 잘나갔다는 말도 거짓이라고 했다.

 


 

일을 못한다고 구박받다가 이곳까지 밀려왔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형에게도 헬스 트레이너 자격증이 있었다. 서로 잘하는걸 하면 된다. 살빼는 100일간의 과정을 촬영해서 올릴 예정이다.

왜 이렇게까지 해서 돈을 벌고 싶으냐고. 처음에 그랬다.

하지만 잘린 머리카락을 보면서 마음도 머리카락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잘려도 안 아픈 머리카락,

 


 

잊혀지지 않는 기억때문에 힘든 사람들이 있다.

좋은 기억이라면 간직하고 싶지만 아픈 기억은 제발 잊었으면 좋겠는데.

그러다가 벽에 있는 귀를 보았다.

'나쁜 기억 삽니다. 말하면 깨끗이 지워 드려요.'

오호 이런 귀라면 나라도 가서 나쁜 기억을 지우고 싶다.

하지만 좋은 기억까지 지워진다면 무슨 재미로 살까.

 


 

아주 엉뚱한 소년 운서. 자신이 스티븐 호킹의 환생이라고 하지 않나.

좀비라고 하질 않나. 그래서 애들은 운서를 멀리한다. 다만 호기심 짱인 나만

운서를 가까이 했다. 하지만 어느 날 운서가 다른 아이들과 싸우는 모습을 보고

점차 녀석과 멀어지기로 했다.

 

어리고 선할 것만 같은 동심에도 건물주가 되고 싶다거나 유명 유투버가 되어 돈을

벌고 싶다는 꿈이 자리잡는 시대이다.

다소 당돌하고 욕심많은 어른을 따라가려고 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시대가 원망스럽다.

꿈의 색이 달라지고 동심도 변색한것 같은 세상이지만 여전히 아이들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들이 있다. 잊고 싶은 기억도 있다. 그리고 학대받고 무관심속에 버려지는 아이들이 있다.

정채봉 문학상 수상작속의 아이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처와 싸우고 꿈을 키우는 아이들이다.

3편의 작품들은 그래서 안심이 된다. 이런 아이들이 아직은 존재하는 것을 알려준 작가에게 감사와 축하의 마음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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