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경찰 불러! - MZ세대에게 들려주는 30년 경찰 노하우
이상현 지음 / 박영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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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경찰 부를 일들이 생긴다. 사실 가장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의사나 경찰들이다. 아프거나 골치아픈 일이 생길 때 만나야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지 않은 직업이기도 하다.

매일 아픈사람들과 골치아픈 사람들을 만나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 그 골치 아픈 현장에서 30년 이상 근무해온 경찰이 있다.

 


 

지금은 경찰이 되기 위해 고시원에 들어가 열독해도 쉽지 않은 직업이 되긴 했지만

예전에는 근무환경도 열악하고 위험도 높은 직종이었다. 경찰서가 아닌 파출소 근무는

이런 애환이 더욱 절절이 다가온다. 술취한 만취자의 행패도 견뎌야 하고 택시기사를

두드려 패서 내려놓고 싶은데 꿋꿋하게 내리지 않겠다고 버티는 승객.

동네를 공포에 몰아넣으며 매일처럼 신고되는 반 미친 사람까지.

아 정말 상상만으로도 그런 일은 겪고 싶지 않다.

 


 

성질같아서는 쥐어패고 싶은 피의자들이 한 둘일까.

콩밥이라도 먹이면 마음이 풀리지 싶다가도 마음이 약해 풀어준 사람도 많았다고 한다.

껄렁한 동네 소년들 훈육하다 폭행죄를 고소당해 치료비를 물어주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하긴 요즘애들 잘못 건드렸다가는 칼침을 맞거나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 쓰기도 한다.

경찰집인걸 모르고 들어왔다가 딱 걸린 남자와의 에피소드는 골라도 잘못 골랐지 싶어 웃음이 났다. 경찰이 무서워서 순순히 잡힌게 아니라 경찰곁에 있었던 개가 무서워서 그랬다니 그건 더 우습다.

 


 

예전에 가정폭력은 그저 부부의 문제라고 치부해서 경찰에서도 심각하게 처리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살인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요즘에는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개선하고 있지만 오랜 경찰생활로 익힌 가정폭력 대처법은 요긴하게 다가온다.

요즘에도 맞고 사는 여자, 혹은 남자들이 있었구나. 최근에는 아동학대도 심각한 문제이다.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를 살해한 소년. 훔친차를 타고 폭주하는 아이들.

보험금을 노리고 여자친구를 살해하려한 소년.

최근 미성년자들의 범죄가 심각하다. 하지만 촉법소년법에 의해 풀려나거나 가벼운 처벌만 받게되는 현실에 화가난다.

그런데 청소년 범죄를 대하는 노경찰의 말에 생각이 많아진다.

'법은 법'대로 했던 청소년은 범죄인이 되고 선처를 받아 풀려났던 아이는 순한 양이 되어 가장으로 생업에 충실하게 살아가고 있다니. 어떤 잣대가 옳은 것일까.

 

경찰을 꿈꾸는 아이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책이지만 경찰은 무서운 사람, 혹은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으로 알았던 사람들에게도 그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었던 기회가 되었다.

시위현장에 출동했다가 염산테러를 당하기도 하고 억울한 고소를 당해 옷을 벗기도 했다는 일화에는 숙연해지기도 한다.

어떤 경찰은 부조리한 세력과 결탁해 비리를 저지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찰들은 힘든 현장에서 묵묵히 책임을 다하고 있다. 덕분에 우리는 그래도 치안이 괜찮은 나라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편하게 지내는지도 모른다.

이제 의경제도가 사라진다고 하지만 우리 아들도 의경출신이고 촛불시위현장에서 고생을 했었다.

누군가는 그 현장을 지켜야하고 그게 우리 가족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그 때 처음 했었다.

때로는 욕도 먹고 생명의 위협도 느끼는 직업이지만 누군가에 소중한 가족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글쓰는 일은 쉽지가 않다. 다소 거칠고 매끄럽지 않았던 문장들도 있지만 저자가 걸어온 성실한 시간들이 잠 담겨 있었다. 단순한 에피소드 소개가 아니라 그동안 자신이 느꼈던 애환과 개선점에 대한 글 역시 진심으로 다가왔다. 누군가 이 글을 보고 멋진 경찰의 길을 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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