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꺼내기 힘든 성(性)문제를 속시원하게 드러내니 막혔던 속이 뻥 뚫리는 것 같다.
누구에게도 꺼내놓기 힘든 성문제에 대해 이렇게 솔직하게 화끈하게 대화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아마 이와 비슷한 고민을 했던 사람들에게 단비와 같은 책이었을 것이다.
야한 썰 잘 풀기로 유명한 신동엽과 산부인과 의사언니 김지연의 속 시원한 의학 상담이
그동안 궁금했지만 말 못했던 고민들을 확실하게 풀어준다.
사실 우리가 어려서는 이런 문제를 꺼내놓을 수가 없었다.
혼전 순결이 중요하다고 배웠던 세대이니 감히 성(性)문제를 어디에다 하소연 할 수
있었겠는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나게 된 결혼적령기의 여성들에게 숱하게 했던 말 중에
결혼하기 전에 술먹여보고 같이 자보고 고스톱 같이 쳐봐라 였다.
술을 취하게 하면 사람의 본성이 나오기 마련이고 고스톱 치다보면 이기고 싶은 욕심에
가려졌던 인격이 드러난다. 같이 자보는 건? 사실 난 결혼 전 그걸 못해서 결혼 후 후회했었다.
도대체 평생을 같이 할 사람의 성취향은 어떤지 나랑 잘 맞는지 그걸 맞춰볼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 물리려고 했더니 절차는 복잡하고.
확실히 세대가 달라지긴 했다. 이른 나이부터 성을 경험하고 즐기는 문화가 당연시 되다니.
사귀고 있는 남친의 엄마가 피임약 잘 챙겨먹으라고 문자를 보내서 당황했다는 질문에 나는
아들에게도 당부를 해야겠지만 서로 대화를 나눌 정도로 친한 사이라면 그런 정도의 얘기는
해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동엽과 지연은 질색이라고 하더라만.
혼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성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큰 문제가 될 것 같다.
그렇다고 원나이트를 매일 즐길 수도 없고. 자위도 한계가 있을터. 단순한 성파트너를 만드는게 도덕적으로 문제가 될까? 요 문제는 생각을 좀 해야할 것 같다.
싱글이라 도덕적으로 문제만 되지 않는다면 파트너를 바꿔가며 즐기는 정도도 용인되어야 한다고 생각되지만 스스로에게 실망할 수도 있고 질병에 노출될 수도 있으니 쉽지 않은 일이다.
젊은 나이임에도 발기문제를 겪는 남자도 늘어나고-물론 스트레스가 심한 시대이긴 하다-
오래된 연인끼리 섹스에 대해 무감해지기도 한다.
폐경을 맞은 부부의 성문제도 남의 일이 아니다.
절대 '야한 얘기'가 아니다. 인간이라면 당연히 느끼는 성욕구에 대한 솔직한 심정과
몸과 정신적으로 느끼는 문제들을 이렇게 리얼하게 드러내놓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솔직한 요즘 세대들의 성문화도 알 수 있다. 더 이상 '라떼는 말이야'하는 쉰 세대는
되고 싶지 않다. 고민많은 사람들에게 등도 토닥거려주고 때로는 잘했다고 공감도 해주는
동엽과 의사언니의 조언에 사이다 한 잔 시원하게 마신 느낌이다.
딸이나 아들에게 말하기 힘들었던 얘기들. 이 책을 건네주면서 고개를 끄덕해주면 좋겠다.
부모 자식 사이에도 나눌 수 없는 이야기도 있지 않은가. 이 책이 그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