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대학을 수석으로 들어갔다가 수석으로 졸업했다는 정도가 여수로 쫓겨 내려와
은조와 파트너가 된 것은 운명인지도 모르겠다. 아무도 모르는 여수 바닥에서 그나마
은조라는 줄을 잡은건 정도에게 행운이다. 은조는 제법 파트너 역할을 잘 해냈으니까.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소소한 사건부터 살인사건까지 다양하게 발생하는 법이다.
1단지 상가 옷가게에서 옷이 도난당하는 사건부터 하우스 도박장까지...
은조는 졸업장을 받지도 못한 패션디자인쪽에도 재능이 있지만 수사에 더 재능이 많다.
물론 뭔가를 깊숙히 들여다보는 관찰력이 도움이 되긴 했겠지만.
하지만 매일 폐지를 수집하는 할머니의 정체는 정말 놀랍다.
여수에도 청년몰이 들어섰다가 지금은 아마 내리막을 걷고 있을걸.
게스트 하우스에 카페가 엄청 들어선 여수에 이렇게 멋진 '한달 살아보기 프로젝트'를
생각해낸 은조는 진정 고향을 사랑하는 젊은이가 맞다.
은조는 결국 작가 자신의 모습 아니겠는가.
늙어가는 고향을 재건하고 잊혀져가는 시간들을 되살리고 신나게 살아보자는 프로젝트.
그거 멋있다. 소설속에서만 존재할 일이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낼 모레 여수로 내려간다. 딱히 큰 사건이 있는건 아니지만 세련되게
해결해 준다는 백조 세탁소에 들러볼까 한다. 여긴 옷을 대충 입고 가서는 내 인생이
완전 털린다. 제대로 입고 가자. 기다려 은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