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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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손좀 봐줘야 할 인간들이 차고 넘친다.

하지만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법'이란 장치는 이 인간들에게 큰 혜택이 되어

그저 신이 이 부당함을 해결해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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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신은 너무 바빠서 일일히 손을 봐주기가 힘든 모양이고 손에 피는 묻힐 수 없고

해서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가 탄생했다.

후고는 잘 나가는 광고맨이었다. 자신이 만든 광고로 상도 타고 돈도 많이 벌었다.

하지만 일이 즐겁지 않았다. 그래서 복수 대행 회사를 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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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회사에 직원이 걸어들어왔다.

케빈의 엄마는 매춘부였고 에이즈에 걸렸다. 자신의 손님이었던 미술중개업자 빅토르에게

케빈을 맡겼다. 누가봐도 빅토르는 백인이었고 케빈은 흑인임에도 케빈을 떠맡게 된

빅토르는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원룸을 얻어주고 피자배달을 시켜주었다.

열 여덟이 되자 흑인이 살기 좋은 아프리카 초원에 케빈을 떨궈놓고 돌아왔다.

마사이족의 치유사인 올레는 두명의 아내에게서 여덟명의 딸을 얻었지만 뒤를 이을 아들을

얻지 못했다. 그런데 신이 아들을 보내주었다. 나무위에서 잠을 자던 케빈이 떨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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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케냐의 사바나에서 5년을 보낸 케빈은 할례를 앞두고 고추를 보호하기 위해 스웨덴으로

도망친다. 자신의 나라로 돌아온 것이다. 그리고 전에 살았던 원룸으로 향한다. 그곳에는

자신의 아버지라 여겼던 빅토르의 전처인 옌뉘가 살고 있었다. 애초부터 애정이라고는 조금도

없었던 빅토르는 옌뉘가 받을 유산을 목적으로 결혼을 했고 그녀의 아버지가 죽자 그녀를 쫓아냈다.

한푼의 돈도 챙기지 못하고 케빈이 살았던 원룸으로 쫓겨난 옌뉘와 케빈은 그렇게 만났다.

그리고 우연히 길을 걷다가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를 보게 되었고 공공의 적인 빅토르를 처리해달라고 들어갔던 그 곳에서 일을 하게 된다. 빅토르에게 복수를 해주는 대신 아주 적은 돈의 급료만 받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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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작된 복수극에는 어느 유명 여자 화가의 그림이라고 생각되는 그림 두 점과

염소 한 마리와 섹스토이가 등장한다. 빅토르의 지하에 그것들을 가져다놓고 그를 사회에서

매장하기로 한 것이다. 빅토르는 염소와 성관계를 가지는 변태가 될 것이고 가짜 그림은

그의 명성에 먹칠을 할 것이라는게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직원들의 생각이었다.

어느 정도 그 계획이 성공을 하긴 했다. 아프리카 땅에서 아들을 찾기위해 스웨덴으로 건너온

치유사 올레가 나타나긴 전까지는.

           

마사이 복장을 하고 나타난 올레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였다.

그가 갖고 있던 그림 두 점은 케빈이 갖고 사라졌다. 사실 그 그림은 진품이었다.

빅토르는 자신을 파멸시키기 위해 자신의 지하실에 가져다 놓은 이 그림에 대해 알게된다.

진품임이 확인만 된다면 이제 그는 부자가 될터였다.

문제는 이 그림이 합법적으로 그에게 건네졌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것이다.

           

욕망에 눈먼 빅토르는 그림의 진짜 주인인 올레를 찾기 시작하고 서로 사랑을 시작한 케빈과

옌뉘는 여전히 빅토르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를 ̫는다.

사소한 사건들이 일어나기 시작하고 은퇴를 며칠 앞둔 경찰이 등장한다.

한 마디로 이 소설은 코믹물이다. 살인이 등장하지만 여전히 유머스럽다.

요나스 요나손의 소설은 늘 그랬다. 심각한 인생이 갑자기 살만하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리고 너무 바빠 손 봐줄 시간이 없던 신이 등장해서 울퉁거리는 현실을 평정한다.

요나손의 손에 의해. 글에 의해. 그래서 독자들은 신이 존재한다는걸 이해한다.

그리고 잠시 잘 골라진 현실에 행복해한다. 이 소설이 그랬다. 비극이 희극으로 변하는 마법을

선사한 책이다. 스웨덴 아저씨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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