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제철입니다
박길영 지음 / 온유서가 / 2021년 9월
평점 :
절판


건강한 삶을 누리려면 먹거리가 중요하다. 특히 제철에 나는 먹거리는 우리몸의

건강을 지켜주는 소중한 양식이다. 우주의 원리에 따라 몸이 필요한 영양소를 제철

먹거리가 알아서 채워주는 것이다.

우리의 인생에도 '제철'이 있다. 누군가는 20대의 찬란한 청춘일 수도 있고

누군가는 저물어가는 황혼녘의 고즈넉함이 '제철'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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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제철'은 스물 몇 살 무렵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스무살 언저리는

찬란했지만 어설펐다. 서른 무렵역시 불안했고 마흔 넘어서는 정신이 없었는데 돌이켜보니

그 무렵이 나에게 '제철'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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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시험준비를 했다가 포기하면서 얼마나 많은 갈등과 고통이 따랐을지 짐작해본다.

그게 유일한 길인줄 알았는데 그래서 올인했는데 그걸 포기해야 하는 순간이라니.

누구나 이런 순간들이 있다. 그리고 선택한 것이 농사였다.

ㅎㅎ 농사를 만만히 보면 안되는데...코딱지만한 텃밭도 쉽지 않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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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사이에 끼여 살기엔 용기가 조금 부족해서 땅과의 한판을 결정했을지도 모른다.

땅은 정직하니까. 뿌린대로 거두니까. 물론 제대로 잘 심고 가꾸고 풀도 뽑아줘야 하지만.

어쨌든 초보 농부는 새행착오를 겪고 조금씩 익어가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서야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볼 여유를 가질 수 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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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가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를 생각하고 정체도 불분명한 것들에게 두려움을 느꼈던 것들에

대해 돌아본다. 호랑이라고 생각했던 실체가 사실은 고양이의 그림자일 수도 있다고.

땅은 참 많은 것들을 내어준다. 먹을 양식에 마음의 여유까지. 그래서 저자 역시 야위었던

영혼이 채워지고 있는 것 같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 내가 선택한 모든 것들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그리고 정답만 필요한 것이 인생이 아닐 수도 있다.

많은 시행착오도 지금의 내가 이 자리에 오도록 한 신의 한 수가 아니었을까.

           

이제 저자는 그 많은 시간을 지나오면서 '지금이 제철'이라고 소리친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 어찌 좋지 않겠는가.

우리 모두 지금이 제철이다. 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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