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하게 처리했다고 믿었다. 하지만 어느 날 자신의 집으로 '단지 살인마'에게 보내는 경고장이
날아든다. 전화번호와 함께. 누가 자신의 살인을 알아챈 것일까.
영민은 잠을 이루지 못한다. 영민은 다시 흥신소를 통해 전화번호의 주인을 추적한다.
대포폰이었지만 결국 한 사내의 존재가 드러난다.
살인자끼리의 연대감이었을까. 영민은 왜 그 사내를 처단하지 못하고 살려주게 되었을까.
결국 그 결정은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데...
일단 손가락을 자르는 단지 살인마의 등장이 신선하다. 이런 연속성이 누구에겐가 숟가락 하나를
얹고 싶어지게 하고. 영민은 완벽하게 모방범죄를 저지른다. 아마도 여섯번째 피해자 승범의
사건 이후에 벌어지는 살인 역시 누군가를 간절하게 죽이고 싶은 사람들이 바톤을 이어받아
저지를지도 모른다는 끔찍함과 시원함이 교차한다.
세상에는 '죽어 마땅한 놈'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웃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 여자, 별볼일 없는 조폭, 광신도 노파, 사실 죽어야 마땅한 사람들은 아니었다. 누구에겐가는 간절하게 없애고 싶었을지 모르지만.
영민은 정말 '죽어 마땅한 놈'을 처단한 것 뿐인데...마지막에 마음이 약해졌던게 문제다.
살인자는 냉정해야 한다. 결국 영민은 연쇄살인자로 탈락감이다. 그래서 그 댓가를 치른다.
아주 흥미있는 주제로 길지 않은 소설을 쓴 최제훈의 능력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