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윌라를 이해할 수 없었던 남편 피터는 혼자 보낼 수가 없어 같이 동행을 했고 누추한 드니즈의
집에서 드니즈의 딸인 셰릴을 돌보는 생활이 시작된다.
도대체 왜? 션이 한 때 잠깐 살았던 여자의 딸을 왜 돌봐야하지? 모두가 그런 의문이 들 것이다.
물론 션이 이웃집 여자와 눈이 맞아 드니즈에게 이별을 고하고 떠났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결국 피터는 윌라의 결정을 이해못하고 집으로 떠나게 되었지만 윌라는 묘하게 드니즈와의
생활이 편하게 다가온다. 다들 가난하고 조금은 위험한 동네에 살긴 하지만 이웃들도 선하고
친절하다. 결국 까다로운 피터는 견디지 못했고 윌라는 집으로 가는 시간을 늦추면서 점차
자신이 뭔가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피터의 성화로 집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지만 바빠서 마중을 나오지 못한다는 피터의 전화녹음을
들으면서 마음을 돌리게 된다.
윌라는 아무래도 모험적인 엄마보다는 소심한 아빠를 닮은 것 같았다.
데릭을 사랑하긴 했지만 자신의 미래를 걸만하다고 판단하기에는 결혼이 너무 빨랐다.
그저 그렇게 운명에 순종적으로 살던 윌라가 엉뚱한 전화 한통으로 전환점을 맞게 된 나이가
거의 예순 하나 때였다니.
조선시대 삼종지도같은 삶을 살았던 윌라가 늦게나마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것 같아 너무 늦었지만
다행스럽다. 잔잔하지만 역시 퓰리처상 수상작가다운 힘이 느껴지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