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마 인턴
나카야마 유지로 지음, 오승민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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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어보라는 계시가 있었던 것일까. 최근 아주 재미있게 보고 있는 의학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도 이 책의 주인공 류지가 겪고 있는 장면들이 많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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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남쪽 지방인 가고시마에서 고구마튀김집을 하는 가난한 부모밑에서 태어난 류지는

5살 때 형이 갑자기 정신을 잃고 병원에 실려가는 장면이 트라우마로 남았다.

후에 형이 병원에서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충격이 컸는지 당시의 기억이

거의 없다. 형의 죽음이 도화선이 되었는지 류지는 의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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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의 아들도 의사의 길을 걷고 있고 나 역시 오랫동안 의사를 만나는 업을 하고 있는데

사랑하는 내 아이들은 절대 의사의 길을 걷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

사실 의사만큼 열악하고 힘든 직업이 없다고 생각한다. 늘 아픈 사람을 만나야하고 죽음이

일상인 생활에서 멘탈이 평화롭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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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 역시 가장 힘든 인터의 시기를 보내면서 병원에서 만나는 환자들과 의료진과의 일상에서

삶과 죽음의 의미를 알아가게 된다. 말기암 환자에게 사망선고를 하고 치료를 포기하는 일들이나

가망이 없음에도 바로 얘기하지 못하고 희망을 줘야 하는 일들이 버겁기만 하다.

물론 치료를 끝내고 퇴원하는 해피엔딩도 있지만 매일 채혈을 하고 수술을 하고 죽음을 만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 더구나 류지는 마음도 연약해서 눈물바람이 일상이 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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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하고 냉정한 선배 의사 이시이를 보면서 어떻게 인간이 저럴 수가 있을까 싶을 때도 있지만

과거 류지처럼 인간적이고 따뜻했던 사람이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된다.

언젠가 류지도 이시이처럼 눈물도 흘리지 않고 냉정하게 치료중단이나 사망선고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 자신과 동갑이었던 말기 대장암환자와의 이별을 통해 극심한 고통을 느낀 류지는

자신이 도와주지 못하는 것에 대해 절망하고 눈물을 흘린다.

그게 의사의 한계였다. 과연 류지는 인턴 생활을 잘 극복할 수 있을까.

           

어제 방영된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도 의사로서 처음 사망선고를 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류지는 그럭저럭 선배의사의 흉내를 내어 사망선고를 하긴 했지만 첫 사망신고는 모두 어려운

모양이다. 심지어 류지의 곁에 있던 간호부장은 표정관리를 잘 해야한다고 조언까지 한다.

이렇게 여린 류지가 이시이같은 의사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니 의사란 직업은 운명처럼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자 자신이 의사인지라 병원의 생생한 장면과 의사로서의 고뇌가 실랄하게

담겨있다. 아직은 눈물바람의 류지이지만 더 많은 생명을 살리는 의사로 거듭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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