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스마트 소설 스마트소설 외국작가선 1
주수자 옮김 / 문학나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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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보다 더 짧은 미니소설, 바로 이 소설집에 등장하는 짧은 소설을 스마트소설이라

부른다. 이 정도의 분량이 소설이 될까 싶을만큼 짧아서 잠시 당황스럽기도 하다.

 


 

 

시보다는 길고 단편소설보다는 한 없이 짦은 스마트소설을 따라가보자.

프란츠 카프카를 모르는 독자는 거의 없을 것이다. 마흔 한 살이라는 짧은 생을 살다간

그의 작품은 '변신'이외에 거의 없었다. '법 앞에서' 시골남자는 법 앞에서 들여보내주기를

문지기에게 간청한다. 하지만 나중에는 가능하지만 지금은 안된다고 한다.

그 나중을 위해 시골남자는 여러 해 동안 문지기 곁에서 기다린다.

거의 죽음이 다가오자 그제서야 그 문은 오로지 그 시골남자만이 열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어리석은 시골남자는 문지기의 방해로 시도조차 해보지 못한 것이다.

카프카는 법을 바라보는 사람의 시선을 이렇게 풀이한 것 같았다.

다가가서 문을 열기 어려운 저 편의 세상, 하지만 시도조차 해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군중들. 사실 법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일이 없어야겠지만 말이다.

 


 

 

로드 딘 세이니란 작가는 처음 듣는 이름이다. 아일랜드 귀족으로 환상적이고 신화적인

작품을 많이 썼다고 한다. 그의 '불행교환상점'은 아주 흥미로운 작품이다.

기분나쁜 노인이 주인인 이 불행교환상점은 누구든 자신의 불행을 다른 사람의 불행과

교환이 가능하다. 입장을 하려면 20프랑을 내야하고 자신의 불행이나 불운, 재앙같은 것들을

다른 사람의 그것과 교환할 권리를 얻는다.

 


 

 

한 사내가 호기심으로 오랫동안 상점을 지켜보다가 아주 별 것도 아닌 불행, 엘리베이터가

고장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자신이 불편하게 생각하는 뱃멀미를 교환한다.

50프랑을 더 내고서. 아무 걱정없이 엘리베이터를 탔다가 엄청난 공포를 느끼고 다시는

엘리베이터를 탈 수 없다고 느낀다. 더이상 벳멀미를 하지 않는 행운은 남았지만 뱃멀미는

배를 타야만 느끼는 공포아니겠는가.

주인공은 다시 그 상점을 찾아가지만 상점이 있었던 막다른 골목에 있던 상점은 사라졌다.

사람들이 불행을 교환하고 다시 그 상점을 찾지 않았던 이유는 상점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에이빈드 욘손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허드레 노동을 하면서 떠돌았던 작가였다.

스웨덴 작가답게 북구 고유의 신화와 전설을 뿌리에 두고 작품을 썼고 1974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에 이른다.

'어떤 이상한 만남'은 정말 이상한 소설이다.길에서 우연히 만난 사내가 자신의 집을

청소하라고 윽박지른다. 조목조목 집의 모양과 청소도구까지 알려주며 부탁이 아닌

명령으로 말이다. 당황한 주인공이 반박을 해보지만 사내는 자기 할말만 하고 사라진다.

자존심이 상하고 모욕감을 느낀 주인공이 흥분하지만 사라진 사내는 자신의 집 주소를

알려주지 않았다. 결국 한바탕 소동같은 만남이었다. 정말 뭐지?

 

그리고 이어 '복수는 시작되다'는 아들에 대한 집착이 심한 어머니의 복수이야기다.

아들은 징집되어 전쟁에 참여했다가 용감하게 싸우지 못하고 몸을 숨긴 죄를 재판을

받는다. 증인으로 선택된 엄마는 아들을 구하기는 커녕 죽어야 마땅하다고 말한다.

왜냐고? 아들이 사귀는 여우같은 여자에게 아들이 다시 돌아갈까봐.

그리고 그 여우년을 죽이기 위해 집을 나선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나쓰메 소세키, 버지니아 울프, 오스카 와일드, 애드가 앨런포우등

유명작가의 숨겨진 스마트소설이 반갑다.

오히려 그들의 길었던 작품보다 더 자신들을 드러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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