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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조금 다를 뿐입니다 - ADHD, 아스퍼거 등 신경다양성을 가진 아이를 위한 부모 가이드
데보라 레버 지음, 이로미 옮김 / 수오서재 / 2021년 6월
평점 :
진정한 어른이 되는 순간은 언제였을까. 돌이켜보면 아이를 낳고 부모가 된 순간이
아닌가 싶다. 결혼도 진정한 어른이 된다고 할 수 없지만 한 생명을 책임져야 하는
부모가 되면서 자신도 모르게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그 소중한 아이가 남들과는 조금 다르게 태어났다면?
아이가 태어난 순간 손가락, 발가락 숫자를 확인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하지만 이 책을 쓴 저자의 아이처럼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 그 다름을 알 수 없었다면
얼마나 당황스럽고 받아들이기 힘들었을까 짐작해본다.
흔히 ADHD라고 불리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장애라고 표현해야할지 모르겠지만
남들과 다름을 안고 태어난 아이라고 확인되는 순간 지옥이 시작되는 것은 아닐지.
너무 과한 정의일까. 만약 나라면 그 순간의 절망과 고통이 지옥의 시작이라고 할 것이다.
어느 날 지하철에서 뭔가를 중얼거리면서 돌아다니는 청년을 만났다. 혼자일때도 있고
옆에 엄마인듯한 여인과 함께한 적도 있는, 가끔 만나는 청년이다.
아마 이 청년이 바로 ADHD 장애를 겪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마구 소리를 지르거나
지하철안을 왔다갔다하고 주변에 불편함을 줘서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은 마음이
무겁다. 하지만 아무도 그 청년에게 뭐라고 하지 않는다. 장애를 겪는 사람일 것이라고
짐작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청년이 바로 내 아이일 수도 있었다.
여느 평범한 아이와는 다른 두뇌구조를 가지고 태어난 아이는 자신의 선택도 아니었고
부모의 선택도 아니었다. 천형과도 같은 장애를 가진 아이를 키우면서 느낀 고통들을
보면서 마음이 아파온다. 과연 이 아이를 어떻게 교육하고 치료하고 성장시킬 것인가.
저자의 고군분투가 절절히 다가오면서 내 아이가 남다르지 않아 너무 감사한다.
이기적일까. 해마다 여름캠프를 보내고 싶지만 거의 실패로 끝난다. 그래도 포기하지
못하고 또 다른 대안들을 찾아가면서 어느새 엄마는 전투사가 되고 만다.
영화 '말아톤'이 떠오른다. 영화속 엄마는 장애를 가진 아들을 당당히 키우기 위해 눈물겨운
전쟁을 치른다. 바로 그 영화같은 삶들을 사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존경의 마음마저
드는 것이다.
그럼에도 '큰 소리로 당당하게 현실을 외치자'라는 말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런 장애를 가진 아이도 지금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내 이웃이다. 함께 키운다는
마음으로 손을 잡아줘야 하지 않을까.
'우리편을 찾자'라는 말에, 얼마나 고독하면 이런 마음이 생겼을까 짠해진다.
혹시라도 내 이웃에 이런 아이들이 있다면 마음으로 꼭 안아주고 싶다.
이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학교와 사회에 이 책을 꼭 읽어봤으면 하는 마음이다.
'당신아이였을 수도 있었어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