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사랑했던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을 떠난다고 생각했었다.
엄마가 그랬고, 태완이가 그랬고...그래서 다시는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으려고 했었다.
간곡한 고모의 부름을 물리치지 못하고 돌아온 수혜는 그동안 감춰졌던 진실을 마주한다.
그리고 자신의 존재가 천형이라고 여겼던 지난날속에는 수많은 사랑이 있었음을 알게된다.
자신을 딸처럼 키워주었던 고모와고모부, 더러운 핏줄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사랑과
용서로 맺어진 인연이었다는 것도.
허리를 다쳐 일을 못하게 되면서 대학입학금도 결혼자금도 대주지 못했던 고모부가
통장을 내미는 장면에서 눈물이 솟구쳤다. 이런 좋은 분들이 수혜를 키워주셨구나.
너는 결코 외로운 아이가 아니었어. 평생 주홍글씨를 새기고 살아야 했던 아버지가
정말 어떤 존재였는지도 알게 되었고. 너는 잊혀진 아이가 아니었다.
지난 시간 자신이 등을 돌렸던 사람들과, 시간들과 화해하고 진실을 알게 되면서
비로서 자신이 얼마나 사랑받는 존재였는지를 알아가는 여정은 감동이었다.
소설이 아니라면....작가 자신의 이야기라면...정말 이런 소설같은 삶도 다 있구나
싶었다. 조금 늦었지만 더 늦기전에 용서할 수 있어서 다행스럽다.
가슴아팠지만 아름다운 이야기. 수혜야 많이 힘들었고 외로웠지만 잘 살아와서
고맙다. 하늘에 계신 성북동 아버지도 분명 흐믓해하실거라고...그러니 이제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잘 살아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