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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밖의 동물들 - 행복한 공존을 위한 우정의 기술
박종무 지음 / 샘터사 / 2021년 6월
평점 :
우리집 상전(?) 토리가 가족이 된지 3년이 되었다. 어려서 개에 물렸던 기억이 있던
나는 강아지를 키운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손바닥만한 강아지를 데리고 온 남편이 내 눈치를 보면서 키우자고
했을 때 나는 얼른 다른 집을 알아보라고 소리쳤다.
우리집 마당에는 어느새 가족이 된지 7년이 넘는 진돗개 막둥이가 있었다. 이 녀석을
받아들일 때에도 큰 고민이 있었다. 하얀 털을 가진 막둥이와 누런 털을 가진 다른 녀석을
함께 데려왔는데 질겁을 한 내가 기어이 누런 털을 가진 녀석을 다른 집으로 보내고
사정사정하는 남편때문에 받아들인 아니가 막둥이었다.
마침 막둥이가 순하고 별탈없이 잘 적응해줘서 큰 부담이 없었는데 아기 강아지를 또 들이라고?
그런 아이가 지금은 우리집 상전(?)이 되었고 내 귀여운 아들이 되었고 며칠만 보지 못하면
눈에 어른거리는 애인이 되었다. 그리고 동물에 대한 내 생각도 많이 달라지게 되었다.
가족이 될거라 생각하지 못해서 마음을 주지 않은 채 한달여를 보내서 그랬을까. 토리는
지금도 낯선 사람에게는 가지 않고 좀 까칠한 편이다. 분리불안까지는 아니어도 누구에게
쉽게 마음을 주지 않는다. 진작 이 책의 저자인 수의사에게 생후3주에서 4개월 사이에
사회화 교육을 시켰더라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아쉬운 마음이 든다.
조금 소심해서 사람을 상대하는 일보다 동물을 상대하는 일을 선택했다는 저자의 말을 듣다보면 인간이 얼마나 이기적인 동물(?)인지 깨닫게 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집들이 늘어났다지만 그에 못지않게 버려지는 반려동물도 늘어나고 있다고도 하고 비극적인 동물실험도 늘었다고 한다. 나는 때때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나쁜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물론 말도 안되는 소리일 수도 있지만 동물을 사랑하고 아껴주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나쁜 사람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비건인구가 늘어나면서 사육된 동물을 먹는 일이 과연 옳은 일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굳이 생명을 죽여서까지 고기를 먹어야하나.
사육장에서 살만 키우진 동물들을 먹으면 과연 건강해질까.
저자의 말처럼 인간이 비록 생존을 위해 가축을 이용한다지만, 다른 생명에게 조금 덜
가혹했으면 좋겠다..고 나도 생각한다.
오늘 본 TV동물동장에서는 길냥이에게 집을 마련해주고 잘 돌보는 아파트 주민들이
나왔다. 누군가는 왜 길냥이들을 거두냐고 나무라는 사람들도 있다지만 잘 거둬서
중성화수술을 시켜주고 돌보는 모습에서 우리 인간들이 지향해야 할 모델처름
다가왔다. 인간의 도움없이 살아가지 못하는 숱한 동물들에게 우리 인간들이 어떤
마음으로 살피고 공존해야하는지를 조언해주는 수의사의 글에서 부끄러움이 느껴진다.
제발 생명의 소중함을 잊지말고 같이 살아가는 세상이 오길...간절한 마음으로 빌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