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공부 그거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
서수빈 지음 / 원앤원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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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과 어순이 같은 일본어는 웃으며 시작했다가 울면서 그만둔다는 말이 있고

영어와 어순이 같은데다 한자가 많은 중국어는 울면서 들어갔다가 웃으면서 나온다는

말이 있다. 실제 이 책의 저자역시 그 말에 동감한다고 말한다.

히라가나와 가타카나의 장벽이 높은데다 역시 한자를 익혀야 하고 점차 어려워지는

존칭어 표현에 진절머리가 날 지경이었다는 것이다.

 


 

거기에 비하면 중국어는 생각보다 단순한 언어라고 말한다. 진입 장벽이 높아서 그렇지

배우면 배울수록 쉽게 느껴진다고 한다. 일단 우리말이나 일본어처럼 존칭어가 없고

어렵다고 여긴 한자어는 대략 1천개의 상용 한자를 알면 서면의 92%를 읽으 수 있으니

100일 동안 하루에 10개씩만 외워도 익힐 수 있으니 어휘에 대한 고민이 적다는 것이다.

하루에 10개 정도라면 해볼만 하다.

 


 

다른 나라 언어를 익힌다는 것은 그 나라를 아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중국은 우리나라와는 뗄래야 뗄 수없을만큼 역사적으로 얽힌 사이라 웬만하게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니 중국만의 독특한 문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꽌시'는 개인 대 개인의 관계를 의미하는 언어로 중국인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문화이다. 이런 꽌시에 익숙해지려면 역시 언어소통이 가장 먼저가 될 것이다.

 


 

어떤 점에서 복잡했던 가정사로 인해 중국으로 유학을 떠나야 했던 상황이 전화위복이

된 저자가 행운아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도 글도 모르는 상태로 학교에 가야했던 어린 소녀가

언어와 글과 문화의 장벽을 하나씩 돌파해가는 과정은 우연히 얻어진 것이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총명했던 것 같다. 결국 전교 1등의 영예를 거머쥔 것을 보면 말이다.

 


 

자 이제부터 중국어를 시작해보자라는 주제에 가장 먼저 등장한 글자가 호(好)라서 더 반갑다.

사실 내 이름 호의 한자가 바로 이 한자인데 이름에는 거의 쓰지 않는 한자라 늘 컴플렉스가

있었다. 하지만 '좋다'는 그 뜻 자체로 이미 나는 좋은 사람이 된 것만 같아서 이제는 자부심까지 느껴진다. 성도 희성이라 내 이름을 한 번 들은 사람들은 잘 잊지 않는다고 하니 그야말로

사회생활하기 딱 좋은 이름이지 싶다.

 

우리말이라고 여겼던 많은 글들이 한자어에서 유래된 것도 놀랍고 우리생활에 중국어가

영향을 미친 흔적이 많아서 왠지 중국어가 가까이 온 것만 같았다.

'그저 중국어 하나 잘했을 뿐인데 직장에서 인정받기 시작했다!'

중국어뿐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의 언어를 잘 한다는 것은 큰 자산하나를 가졌다는 의미이다.

내가 중국어를 처음 접했을 때는 '중공'이었던 시절이었지만 언젠가 중국어가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는 예측을 많이 했었다. 이미 그 예측은 맞아떨어지고 있고 영어 못지않게 큰 힘을

발휘할 중국어를 끌어안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리 겁먹지 말고 이 책을 읽으면서 차분히

따라가보자. 의외로 재미있다. 나도 그저 중국어 하나 잘했을 뿐인데 하고 말할 날이 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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