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식당 2 : 저세상 오디션 (특별판) 특별한 서재 특별판 시리즈 4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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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면서 인기를 얻게 된 나도희를 시장 건물 옥상에 서있는

모습을 발견하지 않았더라면 나일호는 여기 이상한 세상에 올 일은 없었을 것이다.

태어나면서 받은 수명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친 사람들이 머무르는 곳. 그런 곳이 있었다니.

 


 

오래전 두 아이를 홀로키우던 싱글맘이 암으로 죽어가면서 간절히 원했던 하루가

그들에게는 의미가 없었던 것일까. 누군가는 욱하는 마음으로 죽음을 선택했고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아 죽음을 선택했다. 그런 사람들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구천을 헤매게 되는데 바로 그 곳에 열 세명의 혼들이 모여들었다.

 


 

나일호는 그야말로 억울한 혼령이었다. 옥상에서 떨어지려는 나도희를 껴안은 것 뿐이었는데.

이렇게 죽을 줄은 정말 몰랐다. 하루하루 그냥 아무일 없이 살아가는 것이 꿈일만큼 별볼일

없는 삶을 살긴 했지만 열 여섯에 목숨을 끊을만큼 어리석은 아이는 아니었는데 말이다.

 


 

허공을 떠돌던 영혼들은 간절한 바램으로 이승으로 온다고 한다. 그런 선택을 받은 영혼들은

행운아들이다. 그런 행운을 내팽개치고 자살을 한 영혼은 높은 분이 보기엔 배신일 뿐이다.

그런 배신자들을 가엾게 여긴 마천은 그들을 모아놓고 한 번의 기회를 준다. 오디션!

심사위원을 감동시켜 눈물을 흘리게 하면 그곳을 빠져나올 수 있는 길을 건너게 해준다는.

저세상 오디션이라니...10차의 오디션 동안 심사위원이 눈물을 흘리게 할 정도로 감동을

줘야한다. 가수출신은 기가막힌 노래를...춤을....하다못해 연극까지 해보지만 모두 탈락!

 


 

도대체 심사위원이 눈물을 흘릴만한 오디션은 무엇일까.

특히 나일호는 얼떨결에 여기까지 온 억울한 혼령이다. 마천도 그걸 안다. 그래서 남모르게

나일호만은 다시 살려서 돌려보내려고 한다. 하지만 그 비밀을 눈치 챈 사내는 나일호를

협박하면서 자신들도 데려가 달라고 하는데...

 

믿어지지 않지만 있을 법도 한 저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서 오래전 읽었던

단테의 '신곡'이 떠오른다. 천국과 지옥과 그 경계에 있다는 연옥.

그중 가장 처참한 지옥에 빠지는 영혼은 바로 자살을 한 영혼이라는 내용이 충격적이었다.

자살한 영혼은 저세상에서조차 구원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죽음을 선택했을까..하는 연민에 앞서 스스로의 생명에 무책임한 선택이라는

비난이 옳다. 억울한 나일호는 지나간 시간들을 돌이키면서 다시 돌아간다면 냉담하던

동생에게 손을 내밀고 용서를 빌고 싶다고 생각한다.

나일호는 다시 돌아갈 키를 얻게 된다. 그리고 그 비밀의 열쇠를 나도희에게 건넨다.

과연 남은 영혼들은 오디션에 합격해서 새 삶을 살게 될까.

 

OECD 국가중 자살률1위라는 오명을 쓴 우리나라의 현실이 아프다.

이 소설은 그런 선택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마지막 희망을 건네는 소설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소중한 기회를 무책임하게 팽개치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함이 그대로

느껴진다. 지금도 어디선가 그 선택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건네지기를 소망한다.

 

 

* 본 포스팅은 네이버카페 문화충전200%으로 부터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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