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리 dele 1
혼다 다카요시 지음, 박정임 옮김 / 살림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Dele. 삭제하라.

사람을 죽으면 남은 사람들은 죽은이의 흔적을 지워야 한다.

몸도 호적도 통장계좌도. SNS에 떠도는 모든 것까지도.

살아생전 미리 사후 자신의 흔적을 지워달라고 부탁하는 사람들이 있다.

왜? 성격이 깔끔해서? 아님 떳떳하지 못한 뭔가를 남기기 싫어서?

그리고 그런 의뢰를 받아 청소를 해주는 남자가 있다.

 


 

휠체어를 타야할 정도의 장애를 지닌 케이시는 'dele. LIFE'의 사장이다.

같은 건물에 있는 사카가미 법률사무소의 소장은 케이시의 누나이고 케이시는 지하에 사무실을 열고 있다. 물론 세 같은건 내지 않는 눈치이다. 가끔 누나의 변태적인(?)부탁으로 대신한다고 한다. 케이시의 유일한 직원 유타로는 죽은 할머니가 남긴 집에 고양이 다미와 함께 살고 있다.

할머니의 바람대로 불법적인 일은 하지 않고 착하게 살려고 한다.

'당신이 죽은 후 불필요한 데이터를 삭제해드립니다.'라는 광고를 보고 케이시와 함께 일을 시작했다.

 


 

갑자기 죽음을 맞이한 젊은 남자. 그 역시 케이시에게 흔적을 지워달라고 부탁했었다.

그가 사용했던 컴퓨터는 가능했지만 그의 휴대폰이 사라지는 바람에 dele가 불가능하다.

케이시의 명령으로 휴대폰을 찾아나서는 유타로. 그 과정에서 죽은 남자가 불법 다단계에

연관되어있다가 죽음을 맞았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그가 남긴 고객의 명단. 혹시 그 명단의 존재를 알게된 범죄조직의 복수는 아닐까.

 


 

암을 진단받고 죽어가는 아내가 dele를 의뢰했고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남편은 아내의 데이터를 삭제하지 말고 자신에게 보여달라고 한다. 케이시의 원칙에서 그건 절대 불가능.

 


 

그들에게는 여섯 살짜리 딸 가나데가 있다. 남편은 혹시라도 남아있을 데이터에 자신의 과거

바람피웠던 흔적이 있지 않을까 상상했지만 유타로의 조사로 딸을 남기고 떠날 엄마의 마음이 담겨있다는걸 알게된다.

 

일흔의 훌쩍 넘은 노인의 데이타에 남은 먼저간 아내의 흔적과 자신을 돌봐준 비서에 대한

고마움이 담겨있고 그런 노인의 재산을 노리고 혼인신고를 멋대로 한 여자도 있다.

케이시는 사망만 확인이 되면 곧 데이터를 지우려하지만 유타로는 그들의 사연에 깊숙히

들어가 범죄를 밝혀내거나 해결한다. 단순히 삭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탐정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누군가가 죽은 후 지우려했던 기록에 담긴 진실과 거짓은 무엇일까.

내가 죽은 후에도 스마트폰과 컴퓨터에는 여전히 내가 살아있다. 과연 살려놓는게 나을까.

디지털 장의사가 마주하는 사건들이 흥미롭다. 실제 디지털 장의사란 직업이 있다는 걸안다.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한 아주 재미있는 소설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