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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ㅣ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81
제인 오스틴 지음, 박용수 옮김 / 문예출판사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한 편의 연극을 본 느낌이다. 오래전 삼중당문고를 통해 고전을 꽤 많이 읽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읽은 기억이 없어 언젠가 꼭 읽어보리라 마음 먹었었다.
역시 고전은 진득하면서도 당시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무대는 영국의 시골 마을 롱본. 다섯 명의 딸을 둔 베넷가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부유하지는 않지만 화기애애한 가정이었고 첫째 딸 제인은 딸 중에서는 가장 예쁘고 얌전해서 동네에서 가장 인기있는 규수이다. 둘 째딸 엘리자베스는 영리하고 유쾌하지만 자기소신이 뚜렷하다. 베넷가의 딸들이 혼기를 맞으면서 이웃에 명망있고 부유한 가문의 빙리가 이사를 오면서 연애사건이 시작된다.
아버지 베넷은 과묵하고 비교적 합리적이지만 그의 부인은 머리도 좋지 않고 성질도 변덕스럽다.
그녀의 인생 목표는 딸들을 좋은 데로 시집 보내는 것이다.
베넷가는 아들이 없어 만약 베넷이 세상을 떠나면 모든 재산이 콜린스에게로 가기 때문에 부인은 어떻게하든 딸들은 부잣집으로 시집 보내려는 것이다.
이 소설이 거의 200년 전에 쓰여졌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당시 영국의 사회상을 읽을 수 있다.
신사의 나라 영국인지라 숙녀로소 여성을 대접하는 것 처럼 생각되지만 여성이 참정권을
가진게 1918년이니 백 년도 훨씬 전의 여성의 지위는 가부장 사회에서 그저 남성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었다. 여자는 상속권이 없는 시대였던 것이다. 그러니 베넷부인이 딸들을 부잣집으로 시집보내려는 심정도 이해는 간다.
빙리가 이사를 오고 난후 댄스파티가 열린다. 제인은 빙리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감정을 숨긴다.
빙리의 친구 다씨는 자유롭고 활발한 엘리자베스에게 마음이 가지만 역시 마음을 숨긴다.
엘리자베스는 이런 다씨를 오만한 사람이라고 판단한다.
하지만 결국 다씨는 사랑의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엘리지베스에게 청혼한다.
엘리자베스는 다씨에 대한 오해 때문에 그의 청혼을 거부한다.
이후 엘리자베스는 친절한 남자처럼 보이는 위컴과 교제를 시작하지만 그의 불성실한
면을 알게 되고 첫인상은 믿을만한 것이 못된다는 것을 알게된다.
결국 오만하다고 판단했던 다씨의 진심을 알게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다씨는 빙리에 대한 제인의 마음이 진심인 것을 알고 두 사람의 결혼을 주선한다.
자유연애가 쉽지 않고 가문을 따지던 시대에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제인과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자유롭게 살겠다는 엘리자베스의 연애와 사랑을 통해
당시 사회의 면목을 알게되는 소설이다.
작가 제인 오스틴은 실패로 끝난 자신의 첫사랑을 모티브로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여성작가로서 인정받기 쉽지 않은 시대에 당시 젊은이들의 결혼관, 계급관의 갈등, 가부장적인
시대의 여성들의 삶을 보여준 빼어난 작품임을 알게된다.
비록 자신은 부모님이 세상을 떠난 후 어려워진 가정형편으로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살다가
42의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지만 오늘날까지 가장 인기있고 널리 읽히는 작품을 남겼으니
짦은 생이 아쉽기만 하지는 않을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