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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의 세계
임세영 지음 / 샘터사 / 2021년 3월
평점 :
과거에는 없는 직업중에 하나가 바로 쇼호스트이다.
나도 가끔 홈쇼핑을 이용하는 고객이지만 호스트에 따라 사고 싶은 욕구가 달라지는걸
보면 분명 호스트의 역략이 중요하다. 여기 첫 책을 쓴 저자는 대기업 홈쇼핑의
잘나가는 쇼호스트이다. 그러고보니 얼굴이 낯이 익은 듯하고 무척 경쾌했던 것 같다.
가뜩이나 방콕시대이다 보니 홈쇼핑을 보는 고객이 많아지고 매출도 올랐다고 한다.
같은 제품을 두고도 쇼호스트의 역량에 따라 매출이 달라진다는 것은 그들의 능력에
따라 매진이 될 수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가 될 수 있다는 뜻일것이다.
연봉이 상당하다고 하는걸보면 완판의 여왕다운 노하우가 분명 있는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그녀가 아끼는 빈티지 제품들을 보게 되었는데 나름 사연도 있고 손때가 묻어있어 소중해 보이기도 한다. 비우기를 잘하는 편이라고 하더니 집안 풍경은 미니멀리즘을 넘어서 황량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이제 됐다 싶으면 언니나 지인들에게 아낌없이 나누어주고
다시 채워넣기 위해 설렌다는 그 마음이 인정스럽기도 하다.
어려서 봤던 샤넬백에 대한 사랑을 접지 못하고 기어어 중고사이트에서 득템하는 장면에서는
왜 그녀가 쇼호스트가 될 수밖에 없는지를 알게한다. 일단 물건을 보는 눈이 있다.
명품의 기준이 가격이라고 하면 좀 그렇지만 다른 의미의 명품을 알아보는 재능이 있는 것 같다.
일단 꽂히면 기어이 득템하는 열정 또한 그녀를 성장시킨 원동력이었을 것이다.
선뜻 저지르기 힘든 포르쉐를 계약하고 행복했다는 얘기는 평범한 사람에게는 샘이 날 정도이다.
자신의 능력으로 마련한 명품이니 좀 샘은 나지만 나름 기특하기도 하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물론 55사이즈를 유지하기 위해 샐러드로 점심을 먹어야 하는 아쉬움을 있지만-열심히 일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이 그대로 느껴진다.
얼굴의 구조가 좀 못마땅하지만 길쭉한 손과 발을 줘서 쇼호스트 하는데 딱인 체질을 물려받았다는 말에 귀여운 여인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완판의 명성은 그냥 얻은 것은 아닐 것이다. 열심히 공부하고 경험하고 최선을 다한 결과가 있기에 얻은 열매일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필요없는 물건이지만 누구에겐가는 보물이 되기도 하는 물건들.
그리고 그 물건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
그저 물건일 뿐인 상품에게 말을 걸어 생명을 나누어주는 듯한 매직을 연출하는 그녀의
능력에 나도 조만간 주문버튼을 누를 것만 같다.
'임세영'이란 이름을 걸고 자신만의 쇼를 하는 날이 곧 오지 않을까 싶다.
좋은 물건을 제주인에게 찾아주는 매칭매니저의 책임을 다하는 멋진 커리어우먼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