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비뱅, 화가가 된 파리의 우체부
박혜성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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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비뱅이란 화가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다. 피카소나 고흐가 살았던 시대를

같이 했던 인물이긴 한데 그의 오랜 직업은 우체부였다.

어린 시절 화가가 꿈이었지만 부모의 반대로 우체부가 되어야 했던 남자.

결국 퇴직을 한 후 62세의 나이에 붓을 들었던 사람이다.

 


 

가장으로서 임무를 훌륭히 완성하고서야 자신의 꿈을 이루었던 성실한 남자였다.

그의 이런 성실함은 그의 작품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유명 화가로 이름을 드높히지는 않았지만 세계 유수의 화실에 그의 그림이 걸릴만큼

인정받았으니 그가 간절히 원했던 꿈은 이룬 셈이다.

 


 

하필 그가 오랫동안 살았던 동네도 몽마르뜨였다. 평생 우체부로 살다가 늦은 나이에

꿈을 이루기까지 얼마나 많은 욕망을 억누르고 살아야 했을까.

그림에 문외한인 내가 보기엔 그 유명한 피카소의 그림보다 루이 비뱅의 그림이

더 좋다. 난해한 그림속에 어떤 의미가 있든, 루이 비뱅의 순수함이 느껴지는 그림이

훨씬 나를 감동시킨다.

 


 

어린시절 즐겁게 읽었던 동화나라를 들어간 느낌이랄까.

오히려 수수하고 정직한 표현에 더 감동이 느껴진다. 저자도 그의 이런 매력에

빠졌던 것 같다. 내가 느꼈던 행복감이 바로 저자가 느꼈다는 감동과 같았다.

 


 

사실 대부분의 화가들이 생전에 인정받는 경우는 드물다.

고흐 역시 살아생전에는 작품도 거의 팔리지 못했다. 결국 가난한 삶을 살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았고 사후에 인정을 받았다. 루이 비뱅 역시 당시에는 인정을 받지 못했던 것

같다. 그나마 독일출신의 미술평론가이며 화상이었던 우데에 의해 발굴되었던 것은

참으로 다행스럽다. 보물을 알아본 우데에 의해 그의 존재가 알려졌으니 말이다.

 

뒤늦게 시작한 화가치고는 작품을 상당히 많이 남겼다.

아마도 평생의 꿈인 화가로서의 욕망이 강했던 모양이다.

그의 작품과 더불어 비뱅과 시대를 같이했던 유명 화가의 작품도 만날 수 있어서

눈호강을 한 기분이다. 꼭 그림이 아니더라도 먹고 사는 일에 꿈을 접었던 사람들이

이 책을 꼭 봤으면 싶다. 루이 비뱅도 해내지 않았던가. 꿈을 완성하는 것을 나이와는

상관없다는 것을 그가 보여주었다. 아름다운 그의 그림에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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