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 (특별판 리커버 에디션, 양장) - 홀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고양이의 행복 수업
제이미 셸먼 지음, 박진희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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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니 한창 사랑에 빠졌을 때에는 그 사람과 헤어지기 싫어서 집에 돌아가는

시간을 늦추면서 마지막 차를 탔던 기억들이 있다.

결국 그 헤어짐이 싫어 사람들은 결혼이라는걸 하기도 한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사랑도 빛을 잃으면 서로가 좀 멀찍이 떨어져 있는 것을

좋아한다.

 


 

코로나사태로 집콕시대가 되면서 가족들끼리 한 공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다툼이 잦아졌다고도 한다. 역시 인간도 동물인지라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 아닐까. 자기 영역에 누군가 너무 다가오면 경계부터 하기 마련이다.

 


 

섬에 살다보니 주변이 온통 고양이 천국이다. 요즘이 고양이 짝짓기 계절인지 밤이 되면

주변이 너무 시끄러워진다. 야옹야옹 우는 정도가 아니라 찢는듯한 비명으로 잠을 설치곤한다.

너무 많아서 좀 성가시기도 하고 반려견을 키우는 입장에서 보면 저들도 생명인데 함부로

무시하면 안되지 하면서 널어놓은 생선을 노리는 녀석들을 슬쩍 모른 척 하기도 한다.

 


 

강아지와는 다르게 확실히 고양이는 독립적이고 도도하고 경계심이 많다.

이런 고양이의 삶에서 인간이 배워야 할 점도 꽤 많은 것 같다.

맛있는 먹이로 좀 꼬여내고 싶어도 절대 강아지처럼 꼬리를 흔들며 달려들지 않는다.

저만큼 떨어져서 자신을 헤칠 의사가 없음을 확인하고서야 조심스럽게 먹이를 먹는다.

배가 고프다고 인간에게 사정을 하거나 비루하게 매달리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자신을 노리는 상대에게 비겁함을 보이지도 않는다. 나를 공격한다면 언제라도

맞서겠다는 듯 등을 곧추세우고 공격태세를 취한다.

참지마! 참지말고 발끈하라구! 하는 말에서 고양이의 매서운 눈길이 떠오른다.

 

고양이는 깔끔한 동물이다. 남에게 함부로 하지도 않지만 누군가 자신을 공격하면

절대 물러서지 않는 동물이기도 하다. 인간은 고양이보다 고등하지만 비겁하고

때론 비루하다. 그럼에도 사랑에 열심이고 늘 가장 따뜻한 곳에서 낮잠을 즐긴다.

자신을 공격하지 않는다면 가장 평화로운 공간에 머무는 것을 즐긴다.

우리도 고양이의 이런 삶을 따라해볼 수 있지 않을까.

 

앙증맞은 고양이 그림이 참 따뜻하다. 짧은 글귀들이지만 큰 울림이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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