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와 루카의 목숨을 건 탈출이 시작된다. 카르텔의 마수는 코앞까지 다가오고
숨막히는 추적은 피맛이 느껴진다. 버스를 갈아타면서 여러도시를 전전하고 남미의
난민들이 자유를 향해 오르는 기차의 지붕위에 올라 위로 위로 향한다.
그 여정속에 만나게 되는 수많은 난민들의 사연은 인간들의 탐욕이 얼마나 큰 악을
부를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카르텔의 일원이 된 어린 소년의 몸에는 자신이
죽인 사람의 수만큼 문신이 새겨져있다. 살인이 자랑스럽다는 듯이.
먹고 사는 일에도 지친 사람들에게 카르텔은 마약, 살인, 강간, 폭력등 그야말로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수많은 악행을 저지른다. 결국 사람들은 목숨을 걸고
자유를 향해 미국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수많은 사람들이 다 미국에
들어갈 수는 없다. 국경 근처에서 난민들을 색출하는 이민국사람들과 수비대는
난민들에게 돈을 착취하고 여자들을 팔아먹기도 한다. 이게 현실이라니.
책을 읽는 내내 책 앞 지도를 자주 들여다보았다. 아카풀코, 멕시코시티, 과달라하라,
티후아나...리디아와 난민들의 여정.
오늘 세계뉴스에서는 멕시코 티후아나에서 미국의 대통령 바이든에게 '우리를 들여보내
달라'는 피켓을 든 사람들의 모습이 나왔다.
아프리카 난민이 몰려드는 이탈리아와 그리스에서는 난민을 감당하지 못해 국경의 문을
걸어 잠그는 일이 잦다. 과연 그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밀려드는 난민들을 받아줄 재정도 없고 그들이 일으키는 문제를 감당할 자신도 없다.
넘으려는 자들과 막으려는 자들의 대립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가슴아픈 소설이다. 현실이어서 더 마주하기가 힘들었다. 내가 저 비극의 대륙 남미에서
태어나지 않음을 감사했다. 신을 믿는 자들의 무자비한 폭력을 왜 신은 모른 척 하고
있는 것인지 원망하게 된다. 지금도 수많은 리디아와 루카가 자유를 향해 목숨을 건
여정을 하고 있다. 그들이 사랑하는 가족들과 평화로운 삶을 살 수 있기를 기도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 어떤 비극이 존재하는지 생생하게 전달해준 문제작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