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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편의 이야기, 일곱 번의 안부
한사람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1월
평점 :
절판
작가의 이름부터가 꽤 인상적이다. 본명일까. 누가 지었는지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이름이다. 이 작가의 작품은 처음인데 지금 세태를 리얼하게 그리는 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은 7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첫 번째 작품 '안락사회'는 반려견을 키우는 입장에서
너무 가슴아픈 현실들이 담겨있었다. 버려진 개들이 모이는 보호시설에서 안타깝게
주인을 기다리거나 10일 지나도 누군가 찾아주지 않으면 안락사 당해야 하는 개들의
모습에서 절박함이 느껴진다. 무대는 보호시설안에 있는 개들의 공간이지만 인간사회의
우등과 열들의 구별, 적자생존, 약육강식의 인간세상을 대입해놓았다.
그리고 죽어가는 개처럼 죽어갈 수밖에 없는 인간의 말로. 정말 비참한 모습이다.
과거 내가 초등학교, 중학교를 다닐 때에는 가정환경조사서라는 걸 써야했다.
한 장씩 나누어진 종이를 집으로 가져와 써가기도 하고 선생님이 '집에 TV 있는 사람?'
하는 식으로 조사를 할 때도 있었다.
얼마 전 읽었던 함민복의 책에서도 이 장면이 등장한다. 도무지 손 들일이 없어 민망하던
순간 "부모님 모두 함께 사는 사람" 해서 반갑게 손을 들려다가 "아니 너무 많겠다. 그럼
부모님중 한 분 하고만 사는 사람"이라고 해서 그마저 손 들 기회가 없었다는 얘기에
도대체 그 시절 왜 그 조사가 필요했는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당시 경제를 이끌겠다고 외쳤던 '경제개발5개년계획'수립에 그 조사가 필요했던 것일까.
도무지 나아질 기미가 없던 '집구석'에 유일하게 신용불량자가 아닌 여교사의 일상은
대한민국 평범한, 아니 평범하지 못한 역사가 그려져있다.
인천 변두리 동네에서 태어나 자란 청년이 이른 바 강남입성을 위해 위태로운 삶을 사는
모습을 그린 '아름다운도시'는 요즘 젊은 세대들이 추구하는 이상향을 짐작해 볼 수 있게 한다.
헌팅을 위해 스포츠카가 필요하고 원나잇스탠드를 즐기고 '강남'에 주소를 두기 위해
허세를 부리는 삶. 이들의 삶에 돌을 던져야할까.
그런 허세스런 삶을 살기위해 사채까지 쓰고 결국 한방으로 만회하기 위해 카지노를 전전하는 하루살이 같은 인생을 보면서 그 위태로움이 지금 젊은이들이 서있는 현실이어서 뜨끔해진다.
일곱 편의 이야기에 일곱 번의 안부라고 붙인 이유는 여기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삶에
보내는 작가의 토닥거림이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소명이라는게 그런게 아닐까. 누군가의 삶을 진득하게 바라보고 토닥거려주는.
그런 면에서 지금을 사는 현대인들의 삶이 잘 드러나는 소설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