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은, 괜찮은 죽음에 대하여 - 오늘날 의학에서 놓치고 있는 웰다잉 준비법
케이티 버틀러 지음, 고주미 옮김 / 메가스터디북스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은 본래 이기적이고 오만한 동물이다. 그럼에도 세상을 지배하는 가장 우등한 존재로

발전되어왔다. 만약 인간이 영생을 얻었다면 우리는 지금 지옥같은 세상을 살고 있을 것이다.

인간이 그나마 겸손을 배울 수 있는 것은 '죽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하지만 어리석게도 많은 인간들이 영생을 꿈꾸며 불로장생의 비법을 찾아 수없는 모험을 해왔다.

이제 우리는 100세시대를 맞아 건강하게 잘 살다가 아주 괜찮은 죽음을 맞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렇다면 아주 괜찮은 죽음은 무엇일까.

과학적으로 완전히 증명이 된 바가 없어 죽음 이후의 세상은 알지 못한다.

그리고 죽음으로 가는 여정도 알지 못한다. 그렇기에 인간들은 죽음을 두려워한다.

내 존재가 이 세상에서 없어지고 그 이후의 세계는 무엇인지...

이 책은 언젠가 반드시 닥칠 죽음을 어떻게 맞이해야 할지를 가르쳐준다.

 

 

확실히 인간은 과학의 발전으로 수명의 질과 양을 늘려왔다. 하지만 사는 동안 몸에 달고 살아야 하는 약도 함께 늘어왔다. 나 역시 고지혈과 고혈압약을 복용해서 인지 이 문구가 눈에 확 들어온다.

고지혈약의 주성분인 스타딘이 심장마비와 뇌졸중, 치매의 위험을 낮춰주지만 당뇨와 인지장애와 같은 부작용을 유발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약을 먹어야 할까. 중단해야할까.

 



 

친한 친구인 수녀는 호스피스일을 한다.

죽음이라는게 어떻게 보면 이 세상에서 가장 공평해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의도치 않은 병이

찾아오고 치유를 위해 온갖 방법들이 동원된다. 그냥 갑자기 죽는 죽음은 오히려 축복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한부판정을 받는다면 과연 나는 어떤 결정을 할 수 있을까.

개중에는 시한부판정을 이겨내고 완치되는 사람도 있으니 포기하지 말고 치료에 임해볼까.

아니면 항암이니 생명연장이니 같은 복잡한 상황을 만들지 말고 고요히 죽음을 대비해야할까.

어려운 문제다.

이 판단은 아직 건강할 때 미리 작정을 해둬야 한다. 요즘은 생명연장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미리 만들어두기도 한다.

 

 



 

몇년 전 세상을 떠난 막내여동생은 급성췌장염으로 입원하여 호전되어 퇴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가 갑자기 중환자실로 실려갔다. 처음에 의식이 있었고 하루 두번의 면회에 들어가면

대화도 나눌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점차 상태가 나빠져 호흡기를 달았는데 그 후로

대화가 불가능해졌다. 호흡기를 끼고 있으니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 때에도 의식은 있었다고 한다. 나는 가망이 없다고 판단되어 뭔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을테니 호흡기를 잠시 떼고 말을 들어보자고 했다. 하지만 제부의 반대로 결국 꺼져가는 불꽃을 바라보다 그냥 허망하게 떠나보내고 말았다.

 

그렇게 갑작스럽게 떠날 것이라고 예측을 못했을 것이다.

어떻게든 회복시켜 집에 데려오고 싶은 마음에 떠나보낸다는 생각은 전혀 못했다.

가는 사람도 남은 사람도 그랬다.

난 가끔 막내가 마지막으로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면 인사라도 하고 떠날 수 있지 않았을까 되돌아본다. 정말 미래를 알 수 있어서 이렇게 떠날 수 밖에 없었다면 호흡기도 달지 않고 남은 시간만이라도 마지막을 준비할 수 있게 해줄 수 있지 않았을까.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엄마는 어느 날 자는 듯 떠나고 싶다고 하신다.

물론 가시는 입장에서는 고통없이 두려움없이 가는 방법이지만 그런 죽음을 어떻게 장담하는가.

자신의 죽음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의식없이 기계에 의지해서 숨만 붙어 있는 상황은 정말 아니다 싶다. 엄마도, 나도 그런 죽음은 존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남은 가족에게도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고 가는 사람도 괜찮은 죽음을 맞을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들이 자세히 소개되고 있다. 누구에게나 필요한 교과서가 아닐까.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