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이 쓰고 바다가 그려주다 - 홀로 먼 길을 가는 이에게 보내는 편지
함민복 지음 / 시공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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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리 모두는 섬이다.

각각의 섬에 살아가는 우리들. 결국 우리 자체가 섬이라는 뜻.

강화도를 섬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섬도(島)가 들어가 있으니 섬은 맞는데 진정한 섬은

아니지 싶다.

 


 

함민복의 시는 따뜻해서 참 좋았다. 그런 시를 쓰는 사람의 마음은 또 얼마나 따뜻할지.

강원도 어디쯤에서 살다가 강화도에 들어간지 10년이 훌쩍 넘었다고 한다.

지도를 보니 멀리 영종도가 보이고 시도나 장봉도가 보이는 곳에 살고 있다.

이제 배를 타고 나가 그물도 놓고 고기도 잡는 바닷사람이 되어 살아가는 듯하다.

 


 

나도 섬에 들어와 살면서 포구가 섬의 문이란 생각은 못했던 것 같다.

하긴 그곳은 섬에 들어오는 모든 사람들이 거쳐야 하는 곳이고 가장 많은 사람들이 머무는

곳이기도 하다. 섬에 들어오는 문이 되는 그곳은 물자가 부족한 섬 사람들이 택배를 기다리고

손님을 기다리는 설렘의 장소이기도 하다.

 


 

시 한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된다는 이 시를 난 참 많이 좋아한다. 시인의 삶이 너무 고단해 보여서

마음이 저리고 그럼에도 박한 시값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는 긍정의 마음이 너무

아름다워서. 이제 시 한편이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과이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시집을 사는 사람들이 점점 없어지는 세상인데 시값이 올라봐야 얼마나 더 올랐을까.

 


 

잘하면 대한민국에 에디슨 하나가 탄생할 뻔 하지 않았나.

시 구상만 대단한 줄 알았는데 이런 아이디어라니. 실제 발명되었다면 대박날 아이템이지 싶다.

 

수첩만 한 텃밭을 갈아두고 뭘 심을지 궁리하는 모습이 나와 닮았다.

서울내기인 내가 섬에 내려와 가장 하고 싶었던 텃밭을 가꾸면서 뭘 심을지 행복한 고민을

했었으니까. 조그맣던 고추모종이 나무같이 자라 고추를 맺을 때면 그 기쁨은 대단하다.

 

몇 년전인가 좋은 인연을 만나 행복하게 살아간다고 들었는데 책 어디에서도 그 소리가 없다.

그 전에 쓰였던가. 다시 혼자가 되었나? 궁금하다.

섬이긴 섬이되 마주보고 서있는 섬이었으면 좋겠다.

시인이 쓴 에세이라 그런가 모든 글이 시같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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