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내 딸이 사라졌다
리사 주얼 지음, 원은주 옮김 / 왼쪽주머니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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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먼저 떠나보낸다는 것은 부모에게 커다란 아픔이다.

하지만 죽은 것도 아니고 그저 사라진 후에 소식이 끊겼다면 그 아픔은 극에 달할 것이다.

살아있을까? 결국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흔적도 없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기만

한다면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은 삶이 될 것이다.

 


 

 

십 년전 열다섯 살인 막내딸 앨리가 갑자기 사라졌다. 도서관에 간다고 나선 것이 마지막 모습이었다.

아름답고 누구보다 영특했고 성적도 우수했던 사랑스런 딸이었다.

엄마인 로럴은 그 날 이후 자신의 삶은 죽었다고 생각했다. 남편인 폴도 다른 여자를 만나 떠나버렸고 앨리의 언니인 해나와 아들조차 그녀를 떠났다. 그녀는 그 때 이후 홀로 남아 아픔과 싸우는 중이다.

 


 

 

그리고 10년 이 지난 어느 날 앨리의 배낭이 발견되고 뼈조각까지 발견된다. 엘리의 것이었다.  이제 로럴의 기다림은 끝났다. 하지만 아픔은 끝나지 않았다.

함께 살던 집은 흩어졌고 로럴은 조그만 아파트에서 쓸쓸하게 살아간다.

남편도 아이들도 모두 제 삶을 살고 있지만 로럴은 죽은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카페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 플로이드. 그녀에게 전화번호를 건네며 식사를 같이 하고 싶다는 남자. 로럴은 자신에게 그런 기회를 줘야할지 망설인다.

요양원에 입원중인 엄마를 만나러 간 로럴은 엄마의 부추김에 플로이드에게 전화를 하고 그렇게 둘의 데이트는 시작된다. 플로이드는 수학학자였고 작가였으며 미국인이지만 영국에서 더 오래산 이혼남이었다. 전부인은 큰 딸 세라와 살고 있었고 플로이드는 이혼후 만난 여자사이에서 낳은 둘째 딸 포피와 살고 있었다. 아홉살인 포피는 학교를 다니지 않고 홈스쿨링을 하고 있으며 실종된 엘리와 놀랍도록 닮았다. 외모도. 영리했던 머리도.

 


 

 

포피의 엄마는 오래전 엘리에게 수학을 가르쳤던 과외교사 노엘이었다.

마흔 중반쯤에 매력이라곤 전혀 없어보이는 지저분한 여자였다. 그런 여자와의 사이에

포피같은 딸이 있다고?.

우연이랄까. 어린 포피를 플로이드에게 남기고 어느 날 엘리처럼 노엘도 사라졌다.

로럴은 포피와 노엘 사이를 이상하게 여기고 그녀의 흔적을 쫓는다.

 

 

노엘은 아일랜드 사람이었고 사랑받지 못했던 딸이었다.

그녀의 우수했던 성적은 오로지 부모의 관심을 받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하지만 결국은 가족에게서 떨어져 나와 마흔이 다 되도록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한 채

처녀의 몸으로 늙어가는 중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읽게 된 수학책의 저자 플로이드에게 꽂힌 노엘은 플로이드에게 사랑받는

여자가 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그에게 아름다운 딸을 선사하기로 한 것도

그런 계획이었다. 딸아이가 자신과 플로이드를 연결해주는 가교가 될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포피가 태어나서도 여전히 플로이드는 그녀를 자신의 삶에 끌어들이기 주저했다.

그저 노엘은 플로이드의 성적 도구일 뿐이었다. 이제 포피는 노엘에게 짐일 뿐이다.

사랑스런 포피는 플로이드에게 새로운 삶을 선사했고 노엘은 사라졌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나 만난 로럴은 플로이드에게 또 다른 삶을 선물했다.

하지만 과연 플로이드는 엘리의 실종과 상관없을까.

 

 

사라진 딸 엘리와 놀랍도록 닮은 포피. 그리고 포피의 출생에 대한 엄청난 비밀이 드러난다.

엘리의 실종으로 죽어가던 로럴은 플로이드를 만나 다시 생기를 얻지만 포피의 존재가

드러나면서 사건의 실체가 밝혀진다. 그리고....로럴은 삶의 새로운 문을 열어야겠다고

다짐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떠나보낸 사람이라면 로럴의 아픔을 충분히 이해할 것이다.

하지만 그 아픔이 다른 가족에게 또 다른 아픔이 된다면 그건 사라진 사람들의 바람이

아닐 것이다. 자신의 집착을 위해 어린아이를 희생시킨 소시오패스의 광적인 폭력과

살인. 누군가의 삶을 끝낼 권한은 신만 할 수있는 일이라는걸 살인자는 왜 몰랐을까.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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