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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더브레 저택의 유령
루스 웨어 지음, 이미정 옮김 / 하빌리스 / 2020년 12월
평점 :
'애 볼래 밭 맬래'하면 밭 매겠다는 속담이 있다. 애보기는 정말 힘든 일이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아이돌보미들이 많지 않지만 외국의 경우에는 아이 돌보미들이
꽤 있다고 한다. 맞벌이 부부라든가 아이가 많다던가 가끔 아이를 두고 외출을 해야
하는 경우에도 돌보미들이 필요하게 된다.
런던의 리틀 니퍼스 어린이집에 근무하던 로완은 어느 날 구직광고에서 아이 돌보미를
구한다는 문구를 보게 된다. 런던에서도 멀리 떨어진 스코틀랜드의 대저택이었다.
바로 이 책의 제목인 '헤더브레 저택'.
표지의 그림처럼 뭔가 으스스할 것 같은 대저택. 그리고 스코틀랜드만의 특유한 음습함이
느껴지는 무대들. 로완은 엘린코트씨네가 요구하는 모든 서류를 준비해서 면접을 보게되고
결국 대저택의 아이 돌보미로 채용된다. 아이는 십대인 리안논은 기숙사가 있는 옆 도시의
학교에 있었고 여덟살인 매디, 다섯살인 엘리, 그리고 이제 겨우 두 살인 레이첼.
사실 어린이집 경력이 있긴 하지만 혼자서 세 아이을 돌보는 일은 힘게 부쳐 보인다.
헤더브레 저택에 도착하자마자 일을 시작하게 된 로완. 하필 저택의 안주인인 산드라는 급한
일로 오랫동안 집을 비워야 했고 빈 집에서 로완은 세 아이을 돌본다.
그리고 이어지는 의문의 사건들. 건축일을 하는 부부는 오래된 고택인 이 집을 스마트하게
변신시켰다. 앱과 무선으로 가전들이 작동되고 이런장치들이 편리함을 줄 것 같지만 로완은
장치를 익히는 일조차 버겁다. 그리고 천방지축인 아이들이라니.
매디은 드러내놓고 로완을 밀어내고 저택을 방문해서 일을 도와주는 진 마저 그녀를 싫어한다.
오로지 로완에게 친절을 베푸는 사람은 저택 바로 곁에서 집 돌보미일을 하는 잭 뿐이다.
피곤에 절어 침대에 들어 잠을 자다보면 이상한 소음에 잠을 깨고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로완은 매일 잠을 설치게 된다. 그리고 아이들과 정원을 산책하다 발견된 화초 온실.
입구가 막혀 있었지만 아이들은 자그마한 손으로 안에 걸린 열쇠를 열었고 그 안은 온갖 화초가
그득하다. 하지만 그 온실은 독풀로 가득한 곳이었다. 전 주인이 독초를 연구하는 사람이었다니.
아이들을 데리고 그 온실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안 저택의 안주인은 화를 내고. 결국 로완은
온실의 문을 끈으로 묶어 아이들이 드나들 수 없게 한다. 하지만 어느 날 그 끈은 잭의 방에서
발견된다. 잭은 로완의 친구일까 적일까.
주말을 맞아 집에 온 저택의 큰 딸 리안논은 밤에 긴 외출을 하고 술을 먹고 돌아온다.
그런 모습을 부모에게 알리려는 로완에게 리안논은 충격적인 비밀을 털어놓는데..
어쩐 일인지 로완은 자신이 헤더브레 집에 들어가게 된 경위와 그간의 일들을 변호사에게
보내는 편지로 알리게 된다. 로완은 누군가를 죽인 살인죄로 교도소에 수감된 것이다.
부모가 집을 비운 헤더브레 저택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과연 누가 살해된 것일까.
궁금증을 이어가던 순간 로완의 진짜 정체가 드러나고 이 모든 사건의 원인은 대저택의
주인 빌 엘린코트에게 있었다는 것이 드러난다.
방만한 삶이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불행을 몰아오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그리고 더 충격적인 사실은 살인사건의 진범이 밝혀지지만 누구도 이 사실을 드러낼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소설이 아마존 선정 베스트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인지 알게된다.
아무 죄 없는 사람들이 한 남자의 더러운 삶 때문에 불행해지다니...책을 덮고 분노가
몰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