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집에 사는 네 여자
미우라 시온 지음, 이소담 옮김 / 살림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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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서 생활비가 많이 드는 도시로 런던에 이어 도쿄가 등장한다.

지금 우리나라 부동산도 장난이 아니지만 도쿄시안에 150평이나 되는 저택을 가지고

있다면 일단 부럽다는 생각부터 든다. 다만 그 집이 지어진지 70년이 넘은 낡은 집이긴

하지만 말이다. 한 때 돈좀 벌어서 부동산으로 부자가 된 조부가 있어 어렵지 않은

유년을 보냈지만 지금은 남겨진 약간의 재산으로 노후를 보내는 쓰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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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뿐인 딸 사치는 서른 일곱살로 자수전문가이다. 사치는 아버지의 얼굴도 모른다.

엄마인 쓰루요는 아빠가 자신이 태어난지 얼마만에 집을 나갔다고 말했지만 정확한

이유는 말해주지 않는다. 낡은 주택에는 두모녀외에 수위실이라고 부르는 별체에

사는 여든 정도의 노인 야마다가 있다. 조부가 살던 시절부터 야마다의 부모가 별채에

들어와 마름으로 살았다. 뒤를 이어 야마다는 결혼도 하지 않은 채 같은 집에 동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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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낡은 저택에 생명보험회사에 다니는 유키노와 다에미가 합류한다. 사치와 동갑인 유키노는

우연히 친분을 맺게 되었고 자신이 살던 집이 수해를 당하게 되자 피난처로 들어왔다가 눌러앉았다.

같은 회사 후배인 다에미는 혼조라는 남자와 동거까지 하다가 그가 기둥서방처럼 다에미에게

달라 붙자 도망치듯 마키타가의 집으로 들어왔다. 혼조는 지금도 가끔 다에미의 직장 근처에서

얼쩡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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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유키타의 방 위에 수도관이 터져 다시 수해를 당하자 유키타는 우선 사치의 방을

함께 쓰기로 하고 1층에 쓰지 않고 잡동사니를 넣어둔 방을 청소하기로 한다.

혹시 자신이 그 방을 쓸 수 있을까 기대하면서 청소를 하던 중 기괴한 미이라를 발견하고

기겁을 한다. 물속에 사는 요괴로 알려진 갓파였다. 이 기괴한 미이라가 왜 이 집에 있는 것일까.

처음에는 사라진 사치의 아버지의 사체가 아닐까 했던 유키타와 사치의 추궁으로 쓰루요는

자신의 지나온 시간들을 얘기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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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무능했었고 엄마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엄마의 이혼요구를 받고 떠난 것이다.

이후 소식은 알 수 없다. 그렇게 한바탕 소동이 끝나고 다시 시작되는 일상들.

잠시 머무는 공간쯤으로 생각했던 이 집에서 1년 이상이 지나면서 유키노와 다에미는 자신들도

한 가족이 되어간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심지어 수위실의 야마다도 점점 한 가족처럼 스며든다.

 

이 소설은 아주 특별할 것도 없는 소재로 밋밋하게 시작되다가 갑자기 스릴러로 흘러가다

싶었는데 까마귀의 시선과 이미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시선이 교차되면서 같은 공간에

살지만 서로가 알지 못했던 비밀들이 드러난다. 그리고 이미 몸은 떠났지만 힌시도 아내와

딸을 잊지 못했던 아버지의 사랑이 있었다.

남편에 대한 실망으로 더 이상 결혼에 대한 환상이 없는 쓰루요.

아예 아버지에 대한 기억도 갖지 못한 채 쓸쓸히 나이먹어가는 딸 사치.

결혼에 대한 환상조차 없는 오피스걸 유키노.

그리고 연애도 사랑도 즐기며 사는 다에미.

 

이렇듯 무심하지만 개성이 강한 네 여자의 삶을 조명한다.

친절하지만 서로에게 폐가 되지 않으려는 일본인들의 문화도 아주 잘 보여주고 있다.

일본의 독특한 문화와 함께. 피를 나눈 혈연은 아니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며 살아가는

모습으로 새로운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리고 소심하고 외로웠던 사치에게 새로운 사랑이 예감되면서 막을 내린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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