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시간 기록자들
정재혁 지음 / 꼼지락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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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수도인 도쿄는 그 이전의 수도 교토에서 천도되어 150년의 시간을 일본의 중심도시로

자리잡았다. 도쿄보다 더 오랜 도시가 많은 유럽같은 곳에서도 물론 오래된 가게나 장인들이

있겠지만 유독 일본은 오래된 노포나 장인들이 많은 것 같다.

대를 이어 가업을 잇는 문화가 영향이 있었겠지만 장인으로서의 품격을 대우하는 일본사람들의

민족성에도 영향이 있는 것같다.

하지만 역시 재개발의 바람은 일본도 어쩌지 못하는지 많은 노포들이 사라져가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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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일본에서 살다온 저자가 꼽은 도쿄의 깊숙한 모습들에는 오래된 추억과 전통이 그대로 느껴진다.

목욕을 좋아하는 일본인들이기에 당연히 온천이 많지만 목욕탕도 많았다는데 지금은 점차 사라지고 있어 아쉽다고 한다. 3대에 이어 여전히 일본식 목욕탕인 센토, 히노데유를 지키는 다무라 유이치의 고집으로 서로의 속살을 느끼는 전통목욕탕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목욕을 가야겠다고 생각하면 아침이나 점심나절이라고 생각했는데 일본인들은 저녁에 목욕을 하는 문화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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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글이 정말 잘 써지는 노트가 있다는 사실도 놀랍다. 종이보다는 펜이 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글씨가 잘 써지는 노트라니. 특히 요즘은 종이에 글을 쓰는 사람들이 줄어가고 있는데도 여전히 이런 노트를 만드는 장인이 있다. 아 이 노트 나도 갖고 싶다.            

편지지가 있다면 더더욱. 멋진 글씨로 긴 편지를 쓰고 싶어진다. 늦가을이라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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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에 가까운 바리스타는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콜라라니. 그건 당연히 미국에나 있는 것인줄 알았는데.

물론 콜라는 전세계에서 팔리고 마시는 음료이지만 그 레시피는 온전히 미국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젊은 일본 남자가 일본식 콜라는 제조하고 팔고 있다니 그 맛이 너무 궁금해진다.

콜라는 간장색같아야 한다는 것도 선입견일까. 말간 일본식 콜라를 보니 너무 색다르다.

콜라는 당연히 이럴것이다. 혹은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용감하게 자신만의 콜라를 만드는 젊은이를 보니 전통에 못지않은 장인이 존재하는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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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이 길어지면 레트로 감성이 유행이 된다고 한다. 가난하고 배고팠지만 아련하게 그리워지는 추억들.

국제도시 도쿄에서도 오래된 것들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많다.

언젠가 우리나라에도 오래된 영화를 상영하는 영화관이 있었다. 아쉽게 몇년 전 문을 닫았지만.

그 때 오래전 추억을 떠올리며 찾아드는 나이 지긋한 사람들이 많이 찾았다는데 노령화가 급속적으로 진행되는 이 시대에 이런 레트로 문화공간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제와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 참 아름답지 않은가.

그 아름다운 도시에서 흘러가는 시간들을 기록하는 멋진 사람들의 이야기에 잠시 추억에 젖어보고 새것만을 쫓는 것이 아니라 탑골노래방같은 레트로 열풍에 열광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진 것 같아 흐믓해지기도 한다.            

가깝지만 먼 이웃, 시간을 기록하는 열정가들의 모습에서 깊은 감동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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