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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 요리백과 - 집밥 서툰 딸과 세심한 엄마의 1:1 요리 문답
윤희정.옥한나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10월
평점 :
'친정엄마'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따뜻해지고 코끝이 시큰해진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엄마'라는 말만 들어도 이제 같이할 시간이 많이 없겠구나 싶고
어려서도 엄마가 필요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도 '엄마'는 언제나 자식의 소중한 보호자임을
깨닫게 된다. 낼모레 환갑이 되는 나조차도 9순이 되어가는 엄마의 김장김치를 아직도
얻어먹고 있으니 면목이 없다고 해야하나 행복이라고 해야하나.
평생 요리랄 것도 없는 음식을 하면서 살았지만 요리솜씨도 재능임을 알게 된다.
'엄마의 손맛'은 여전히 흉내가 안되고 언젠가는 맛볼 수 없을 그 음식들을 생각하면 막막해진다.
나뿐이 아니라 우리 가족 거의가 다 좋아하는 엄마표 양념게장은 아무리 흉내를 내보려해도
그맛을 낼 수가 없다. 얼마 전 딸아이에게 할머니가 양념게장을 하시는 날 동영상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라도 엄마표 양념게장맛을 살려내고 싶기 때문이다. 그 시간이 멀리 있기만을
바라면서.
귀하게 큰 딸아이가 시집가서도 귀하게 대접받는다는 생각에 요리수업을 해준 적이 없다.
검색만 하면 레시피가 수두룩하니 어찌어찌 잘 해먹고 살긴 하는것 같은데 요런 엄마표 요리책이
있으면 정말 안심이 될 것같다.
가장 기본적인 썰기부터 요리천사가 쓰는 양념의 종류까지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요리소개는 물론 엄마의 비법까지 곁들여 있어 궁금했던 질문들까지 해결해준다.
연근조림을 윤이 나게 조리는 방법부터 콩나물무침에 소금을 넣을지 간장을 넣을지 같은
비법까지 알뜰히 알려주니 나이먹은 주부들까지도 큰 도움이 된다.
하긴 간을 할 때도 소금이 좋을지 간장이 좋을지 아니면 젓갈이 좋을지 늘 고민하게 된다.
젓갈이라면 멸치액젓이 좋을지 참치액젓이 좋을지도 마찬가지다.
요리에 따라 넣을 양념의 종류도 오랜 내공이 쌓인 요리천사님이 친절하게 알려준다. 감사!
더불어 초보주부인 요리천사의 딸의 또다른 요령을 넣어서 젊은 감각에 맞는 팁까지 곁들인다.
같은 요리도 두 세대가 어떻게 다르게 적용할 수 있는지 보는 재미도 있다. 두 가지 버전 다 해보지뭐.
마침 집에 콩나물이 있어 오늘 점심은 콩나물밥을 해보았다.
요리천사님은 여기에 김치와 돼지고기를 넣어 밥을 지었다. 부추를 넣은 양념간장으로 비벼 먹으면 정말 맛있는 콩나물김치밥이 될 것이다. 그냥 이렇게 콩나물만 넣어 양념장으로 비벼도 맛있으니 말이다.
가장 간단할 것 같은 콩나물국이나 무침에도 요리천사의 내공이 있어 놀랐다.
콩나물국은 멸치 다시마 육수를 넣어야 가장 시원하고 개운하다는 것과 콩나물 무침을 할 때는
두꺼운 냄비에 물과 식용유를 넣고 소금을 넣어주는데 물을 2큰술 정도만 잡아주어야 물이
흥건해지지 않으면서 아삭한 맛을 낼 수 있단다. 불조절이 무척 중요하다는 팁과 함께.
이 요리책은 나만 볼 것이 아니라 딸아이와 공유해야겠다.
마침 담주면 생일이라 집에 올텐데 이 요리책에 실린 요리를 같이 해볼 예정이다.
좋은 추억도 쌓고 맛있는 요리도 함께 나눌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 될 것같다.
두고두고 물려줄 가보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