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약이 되는 클래식
차평온 지음 / 예솔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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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오늘이 되면 떠오르는 노래가 있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아침 뉴스앵커는 맺음말 말미에 누군가는 '할로윈'을 누군가는 이 노래를 떠올릴 것이라고

했다. 나는 당근 이용의 이 노래를 떠올린다. '라떼는 말이야'세대이므로.

우선 이 책을 펼치기 전 휴대폰에 QR코드 리더기가 깔려있는지 확인하기 바란다.

없다면 당연히 그거부터 깔아놓고 책을 펼치시라. 난 몇 페이지 읽고나서야 퍼뜩 놓친게

있음을 알게되어 조금 아쉬웠으므로.

 

                           

 

인류의 유산중 아주 특별한 것이 있다면 바로 음악이 아닐까.

녹록치 않은 인생을 살다보면 음악이 주는 기쁨은 참 남다르다. 물론 나는 클래식보다는

팝송이나 발라드같은 장르를 좋아하지만 귀에 익은 클래식에도 행복감을 느낀다.

과거 재능이 출중했던 음악가들이 남긴 음악을 듣다보면 어느새 그들이 살고 있는 시대로

돌아간 것만 같은 생각이 들고 특히 저자가 쓴 이 책을 읽다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대,

그 음악가들을 만나는 것 같은 생생함이 느껴진다. 왜냐고? 앞서 말한 음악이 함께 하기에.

한 꼭지가 끝나는 부문에 실려있는 QR코드를 스캔하면 저자가 말한 음악들이 흘러나온다.

그러니 미리 서너장 뒤편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해서 음악을 깔고 책을 읽는게 더 좋다고

말한 것이다.

 

                         

 

클래식의 원조는 당연히 종교음악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과거에는 음표가 없어 구전으로 이어졌단다.

그걸 정리한 사람이 이탈리아 베네딕트 수도사인 귀도 다레초라고 한다. 지금의 '도레미파솔~'같은

음계를 만들어서 악보를 만들수 있게 했다니 클래식계의 원조 영웅이 아닐 수 없다.

그 음계의 재능은 엄청나서 이후 수많은 명곡들이 만들어지고 지금 우리의 마음속까지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저자가 소개한 음악중에 하이든의 '고별'은 제목처럼 슬픈 사연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해학이 있어 웃음이 절로 나온다. 실제 QR코드로 스캔한 음악을 보고 듣다보니

왜 후작이 웃으면서 악단 단원들에게 휴가를 줄 수밖에 없었는지 알게된다.

아니 연주를 하다다 하나 둘 단원들이 사라지는 음악이라니...하이든은 천재일 뿐만 아니라

유머가 넘치는 사람이 분명하다.

 

                             

반드시 꼭 들어보시고 영상을 확인해보시길 추천드린다. 지휘자의 익살이라니....

 

                         

 

사실 난 저자의 이름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이름처럼 평온하고 사랑이 넘치는 사람이 분명하다.

주로 교회에서 지휘를 하고 봉사도 많이 하는데 코로나 사태로 이후 의기소침해진 이웃들을 위해

아파트 연주회를 열었다고 한다. 큰애가 바이올린을, 둘째가 첼로를, 저자는 피아노를..

고른 연주곡들이 귀에 익숙한 곡들이라 더 호응이 좋았겠지만 사랑이 듬뿍 담긴 연주에 이웃들이

열광할 수밖에. 덕분에 얼마 전 주차문제로 언쟁을 벌였던 할머니가 악수까지 청해왔단다.

음악의 힘은 위대하다. 화도 미움도 사랑으로 승화시키기에.

 

클래식을 몰라도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음악이 곁들어진 생생한 책.

자신의 유학생활이나 어린시절의 이야기가 곁들여져 단지 음악에 대한 지식만을 전달하는 책이

아님을 알게된다. 누군가가 만든 음악이 때로는 인생을 변화시키기도 하고 큰 위로가 되기도 한다.

배를 깔고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읽다보니 우리반려견 토리가 눈을 감고 느긋하게 감상을 한다.

클래식의 힘이라니.

그러나 갑자기 문자알림이 울리고 음악이 멈춘다.

이런....중대본에서 온 안전안내문자다. 단풍여행 대신, 근처 한적한 장소에서 정취를 즐기란다.

난 이미 즐기고 있건만. 아 코로나여 제발 내 인생에 끼어들지 말고 얼른 떠나거라.

너 때문에 음악조차 편히 듣지 못하다니 이런 망할!!

                            

참 마음씨 착한 음악가와 가을길을 산책하다 보니 '평온'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감사!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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