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20.11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0년 10월
평점 :
품절


세월은 유수와 같다더니 이제 2020년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

태풍과 폭염으로 여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정신이 없었지요. 이제 가을이 깊어갑니다.

사회거리두기 단계가 1단계가 되면서 거리에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모두 힘들지만 붉게 물들어가는 단풍을 보면서 가을을 만끽하고 잠시 시름을 잊어보고 싶네요.

 

 

 

11월호의 표지는 힘찬 말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힘들어도 말처럼 묵묵히 달려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듭니다.

 

 

 

이번호의 특집 '한 잔의 추억'은 시간여행같은 느낌입니다.

고등학교 수학여행때 처음으로 마신 포도주가 떠오르기도 하고 첫 장에 있는 '엄마와의 마지막 건배'를 보면서 코가 시큰해졌습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떠났던 그 여행! 그게 마지막 여행일 줄 어찌 알았을까요. 그리 급하게 떠나야 했던 엄마의 마음은 오죽했을까 싶고.

서울로 이사를 해놓고도 두어달이나 지나 엄마를 만나 감자탕을 먹으면서 했던 말도 떠오릅니다.

'나는 딱 3일만 아프다가 떠났으면 좋겠다. 죽는 복도 복이라는데..'

이 가을 언젠가 곁을 떠날 엄마의 시간들이 아쉽습니다.

 

 

 

 

엊그제 TV에서 출연자가 길거리에 있는 공중전화를 보고 놀라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정말 공중전화로 전화를 걸어본지 너무 오래된 것 같아요. 누군가 저걸 아직 사용이나 할까 싶구요.

어려선 집에 전화가 있는 것만도 부자라고 했었는데요. 전화의 진화도 놀랍고 실에 실린 전파사 아저씨의 친절도 놀랍고...장사속없이 열심히 고쳐주셨던 그 아저씨는 지금도 여전히 "고쳐 쓰셔야지유!"하고 계실지도 궁금해집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이 꼭지. 샘터 50주년을 맞아 오래전 샘터에 실린 사연들을 되짚는 꼭지인데요. 다음호가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나이가 들어가는 탓일까요. TV에 요즘 자주 등장하는 나 어릴적 살던 동네 한남동도 그리워지고-

유독 한남동은 그 모습 그대로 여전하거든요-쭉쭉 올라가는 고층건물들보다 낮은 지붕들이 오손도손 앉아있는 오래된 동네들이 그리워집니다. 풍요로운 세상이 되어서 그런지 오히려 가난했던 시절의 풍경이나 음식들이 그리워집니다. 가을탓일까요? 나이탓일까요?

 

 

 

내년호에는 코로나 사태가 잘 끝나서 세상이 활짝 웃는 기사들이 실렸으면 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2020년 말처럼 뛰는 것도 좋지만 잠시 멈춰 샘터에 앉아 시원한 샘물한잔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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