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쓸모 - 시대를 읽고 기회를 창조하는 32가지 통찰
강은진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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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정의를 보면 '미적 작품을 형성시키는 인간의 창조활동'으로 넓은 의미로 미술과 기술을

포함하고 있다. 말하자면 먹고 사는 문제가 아닌 미적 활동을 아우르는 말이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예술은 먹는 것도 아니고 생존에 필수도 아니겠지만 인류는 왜 이런 활동을 하게 되었을까.

제목으로 먼저 다가온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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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인간이 먹고 사는 문제에만 치우쳐 살아왔다면 인류의 아주 처참한 진화를 해왔을 것이다.

동물의 영역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정글같은 세상에서 오로지 먹고 살아남는 법만을 익힌채

생존하지 않았을까. 지금이야 코로나 사태로 해외여행이 어렵지만 우리는 인류가 이루어 놓은

수많은 작품들, 예를들면 건축물이나 미술품등을 보기 위해 여행길에 오르곤 한다.

그런 인류의 유산들은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 앞으로를 살아갈 후손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알게되고 그런 작품들로 인하여 받은 감동들이 삶의 에너지가 되는 것을

알게되는 것이다. 이게 바로 '예술의 쓸모'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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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역시 이 책의 주제를 그렇게 잡은 것 같다. 그리고 그 '예술'을 들여다보는 법을 가르치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눈으로만 보지말고 마음으로 느끼고 그걸 삶의 긍정적인 촉진제가 되기를

바랐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또 다른 재미있는 여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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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소개된 수많은 예술품과 예술가의 창조와 탄생을 보면서 덕분에 우리가 얼마나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고 행복한지를 깨닫게 된다. 물론 예술가 자신들은 생각보다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살았다는 것이 딜레마이다. 대체로 우울증이나 유전병같은 질환으로 힘든 삶을 살거나 독특한 감정을 가진 덕에 범죄를 저지르기도 하고 심지어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경우도 있었다.            

저자는 이런 예술가들의 경향이 결국은 역작을 만드는 초석이 되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모든 창조는 우울에서 나온다'라는 말은 예술의 탄생에 많은 작가들이 평생 심적인 고통에 시달렸음을 말해주고 있다. 덕분에 우리는 아름다운 작품을 만나는 행운을 누렸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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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참 좋아하는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정말 누구였을까.

그림을 모르는 문외한이 봐도 이 작품은 정말 아름답다. 당시 무대가 된 나라에 저런 복장을 한

소녀의 사회적 신분이 어떠한지는 알 수 없지만 옷차림으로 봐서는 상류층 계급의 소녀는

아닌듯 싶다. 그럼에도 큼직한 진주귀걸이를 할 수 있었다니...그래서 더욱 궁금해진다.

푸른 두건을 쓴 소녀가 누가 불러서 막 돌아선 것 같은 순간에 크고 아름다운 눈으로 바라보는

장면을 그렸다고 생각하는데 화가와 이 소녀의 관계는 무엇이었을까.

어쨌든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을 수도 있는 한 소녀의 삶이 그림으로 남았다. 그것만으로도

소녀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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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로 유명한 구스타프 클림트가 평생 동생을 잃은 트라우마와 유전병에 대한 걱정으로 고통받았고 결국은 그 유명한 스페인 독감으로 사망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수천만이 희생되었던 스페인 독감같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지금도 우리를 공포에 떨게 한다.

 

인류는 늘 무엇인가로부터 도전을 받아왔다. 전쟁이든 질병이든 자연재해든.

그럼에도 늘 다시 일어났고 지금에 이르렀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이어갈 것이다.

그 사실이 지금의 이 현실을 견디게 한다.

방콕시간이 늘어날 수록 예술가의 기질도 없는 내가 우울증에 걸릴판이다.

이런 우울한 시간에 이 책으로 살아보지 못한 시간과 만나보지 못한 예술가와 예술품으로 잠시 시름을 잊어보면 어떨까. 허탈했던 마음이 뭔가 차오르것 같은 풍요함을 느낄 것이다. 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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