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의 시
류시화 엮음 / 수오서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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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을 보면서 그 안에 숨어있는 단어를 찾아내는 것을 상상하는 사람이 바로 시인이다.

그저 흑연을 품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연필이 쏟아낼 단어를 연상하다니.

그래서 시인이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태풍이 두어개 지나가고 나더니 갑자기 가을이 달려왔다. 하늘빛이 더 푸르렀다.

어떻게 시간이 지나가는지 올해는 내내 숨죽이고 견디고 살아와서 그런지 억울한 생각마저 든다.

그럼에도 이렇게 어느 특별한 시인이 글을 골라 시집을 내어 줘서 참 감사하다.

 

                            

코로나 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집안에 갇혀 지내고 있다. 그래서 인테리어 업계가 호황이란다.

내가 머무는 공간만이라도 변화를 주고 싶어서다. 시집도 그런 이유로라도 많이 읽혔으면 좋겠다.

가끔은 옷도 차려입고 멋진 파티도 열고 창문을 열고 노래도 부르면 어떨까.

노래가 좀 그렇다면 여기 시인이 챙겨준 시라도 읊어줄까나.

 

                             

사랑을 포기하면 그 때부터 늙는 것이다...라는 말이 가슴에 콕 박힌다.

내 나이가 어때서..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라는 노랫말도 떠오른다.

늙어서 사랑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늙는다는 말이 참 아프다.

난 오래전 이미 늙어버려서.

 

                             

'시를 읽는다는 것은 자기 자신으로 돌아오는 것이고...여러 색의 감정을 경험하는 것'이란

시인의 말에 절대 공감한다.

내가 가지지 못한 감정을 아주 간단하게 전해받는 일...그조차도 안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안타까울 뿐.

 

한 사람의 시를 옮겨온 것이 아니라 아주 좋은 시들만 골라내어 시집을 꾸몄다.

그래서 더 배부르다. 시인은 아마 수천, 수만개의 단어중 고심끝에 골라냈을 것이다.

그러니 그 마음이 벌써 와 닿는다. 뭐라도 해주고 싶은 '챙김'이 이 시대에 큰 위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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