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절하고 위험한 친구들
그리어 헨드릭스.세라 페카넨 지음, 이영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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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그 날 아침, 걸음을 멈추고 머리를 묶느라 22초를 허비하지 않았다면 셰이의

운명은 달라졌을까.

서른 한 살의 셰이는 통계학을 전공했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시장조사원으로 일하고 있다.

제법 열심히 일했다고 생각했던 직장해서 해고되고 지금은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다.

통계학적으로 셰이는 좋지 않다. 제대로 된 직장도 찾아야 하고 룸메이트인 션은 자신이 아닌

다른 여자친구 조디와 연애를 하고 있다. 둘이 있는 시간을 피해 드나드는 일이 괴롭기만 하다.

션은 대학시절 사귀던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 처음으로 정말 좋아하게 된 남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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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함이 계속되던 어느 날 출근길에 나섰던 셰이는 지하철에 뛰어들어 자살하는 여자를 보게된다.

셰이처럼 178센티미터 정도 되는 키에 나이도 비슷해 보이고 누구라도 말을 걸어올 것 처럼 친근해 보이는 여자였다. 그 여자는 간호사인 어맨다였다. 어맨다의 마지막 눈빛이 잊혀지지 않았던 셰이는 사건을 조사하던 형사를 통해 그녀의 이름을 알아냈고 그녀의 집앞에 꽃을 두러 갔다가 추도식이 열린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셰이는 왜 어맨다의 추도식에 참석하려고 마음 먹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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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도식을 기획한 사람들은 기획사를 운영하는 커샌드라와 제인 무어 자매였다.

서른 초반으로 너무나 매력적인 여자들도 상처입은 영혼들을 편안하게 하는 힘이 있는 자매였다.

사실 자매들은 추도식을 통해 어맨다의 사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살펴보려는 의도가 있었다.

그렇지만 왜? 어맨다의 자살에 무슨 내막이 있는걸까?

추도식에 참석한 셰이는 자매의 눈에 띄게 되고 그 때부터 셰이는 자매의 덫에 서서히 걸려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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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한 셰이에게 자매들은 처음에 빛으로 다가왔다. 따뜻한 마음로 셰이의 허전한 마음을 어루만지고 션의 아파트에서 나와야 할 처지에 있던 셰이에게 아파트를 마련해주는가 하면 심지어 너무 좋은 직장까지 소개해주었다. 우중충했던 셰이에게 머리를 자르고 안경을 벗고 콘택트렌즈를 끼라고 조언하자 정말 셰이는 놀랍도록 변신을 하게 된다. 다만 그 모습이 어맨다를 너무 닮았다는게 문제였다.            

이제 셰이는 자신감을 가지고 지하철도 다시 탈 수 있게 되고 허리를 곧게 펴고 새로운 애인도 찾을 힘이 생겼다. 무어자매는 셰이에게 새로운 인생을 선물해 준 셈이다. 하지만 그게 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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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셰이에게 서서히 다가오는 어둠의 사건들.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는 것 같고 우연같은 행운들이 사실은 일부러 기획된 것만 같은 실마리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왜? 누가? 뭘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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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법으로로 처벌하지 못하는 악이 존재한다. 때때로 '신이 뭐하는가 저런 인간들을 벌하지 않고'라고 분노할 때가 있다. 그렇다면 그런 인간들을 단죄하는 것이 옳을까? 무자비한 폭력이나 살인으로?            

만약 누군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강간하고 살해한다면, 그러나 법으로 처벌받지 못했다면 나도

어떻게든 단죄하고 싶을 것 같다. 이 소설은 바로 그런 복수의 심리가 제대로 드러났지만 결코 통쾌하지 않다. 복수는 하되 칼은 무고한 사람의 손에 쥐어주는 비겁함이 있기 때문이다.            

셰이는 자칫 그 칼을 쥘 뻔했다. 그녀에게 다가왔던 친절했던 친구들의 진짜 정체를 알게되면 소름이 돋는다. 혹시 지금 내 곁에 사탕발림처럼 다가오는 친구가 있진 않은지 돌아보게 된다.            

조심하라. 당신을 지켜보는 친절한 악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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