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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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이후의 세상이 있다고 믿는가? 난 믿는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역시

이런 세상이 있다고 믿는 것 같다. 이 한편의 희곡을 보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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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에서는 사후세상에 대한 확실한 믿음이 존재했다.

깃털과 죽은 사람의 심장을 저울로 달아서 깃털보다 가벼우면 선한 삶을 살았다는 증거로 다시

환생할 수 있다고 믿었다고 한다. 어떤 삶을 살아야 깃털보다 가벼운 심장을 지닐 수 있을까.

여기 폐 절제 수술중 죽음을 맞이한 한 사내의 심판과정을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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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들이 한번은 들러야 하는 특별한 공간은 긴 터널을 지나 빛이 보이는 곳에 이르면 존재한다.

그렇게 특별한 곳에 도착한 아나톨은 자신의 수호천사였던 카롤린을 만난다.

처음에 아나톨은 수술중 자신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다. 하루 세 갑씩 피웠던 담배가 폐를 병들게 했고 결국 의사와 상의하여 살아날 확률이 6분의 1임에도 불구하고 수술을 감행했다.            

하지만 아나톨은 죽음을 맞이했고 그가 살아생전 어떤 삶을 살았는지 심판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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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학생, 좋은 시민, 좋은 남편으로 살았다고 자부했던 아나톨은 판사인 가브리엘 앞에서 지난 삶이 스크린에 펼쳐진다. 연극에 재능이 있었지만 평범한 삶을 살기위해 판사가 되었다는 아나톨에게 검사인 베르트랑은 재능을 살리지 않은 죄와 못생긴 아내를 선택한 죄를 묻는다. 그것도 죄가 되려나?            

아나톨은 가톨릭 신자로 열심히 살아왔지만 신은 자신에게 관대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터뜨린다.

하지만 카롤린이 자신의 수호천사로 그가 위험에 빠질 때마다 구해주었다는 것을 알게된다.

아 정말 이런 수호천사가 있다고 믿고 싶다. 지금 바로 내 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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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는 이 공간에서 심판을 받은 후 다시 환생을 할지 천사가 되어 남을지가 결정된다.

선한 삶을 살지 않았다고 판단되면 다시 인간으로 환생을 해야한다. 윤회의 사슬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다시 희로애락과 오욕칠정의 삶으로 돌아가는 것이 죄에 대한 댓가라니

인간으로 살아가는 일이 참 고단한 일이구나 싶다. 하긴 나 역시 다시 인간으로 환생하는게 싫다.

 

아나톨은 죽음을 인정하고 선한 삶을 살지 못했다는 판단으로 다시 인간으로 환생하기 위해

어떤 부모밑에 어떤 삶을 살아갈지 고르게 된다. 과연 아나톨은 어떤 인간으로 다시 환생할까.

 

인간은 어리석은 존재라 죽음 이후의 세상에 대해 알지 못하고 인정하지 않으려한다.

그런 믿음이 있다면 결코 죄를 짓지 않을텐데 말이다.

백 년도 못하는 이 시간이 윤회의 한 과정이라면 살아생전 업을 소멸하고 사슬을 끊어내고 싶다.

프랑스에 태어나 서양적인 사고로 살아온 작가지만 베르베르는 동양적 철학을 가진 작가이다.

한편의 희곡을 보면서 '죽음 이후의 세상'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게 한다.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면 선한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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