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나의 책 - 독립출판의 왕도
김봉철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글쓰기를 즐기고 책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내 책을 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누가 내 책을 읽어주기나 할까 싶지만 평생 한 권의 책 정도는 가지고 싶은 꿈이 있다.

이 블로그 역시 그런 바람으로 이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20200814_151231.jpg

 

독서를 즐기는 나는 작가에게도 관심이 많은 편이라 작가와의 만남의 자리에 자주 참석하곤 했다.

대체로 자신의 작품과 비슷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작가가 대부분이었지만 작품으로 감동을

받았다가 막상 만나보고 실망한 경우도 있었다.

작가란 평범한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다. 아니 그저 36.5도의 평균 온도를 지닌 사람들이 아니다.

누구보다 뜨겁고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보는 마치 신기를 가진 무녀같은 사람들이다.

때로는 그 재능이 넘쳐 부담스러울 때도 있고 작품처럼 멋지지 않고 겸양의 미를 갖추지 못한 것같아

작품으로만 만나는 것이 더 좋았겠다 싶은 적도 많았다.

 

20200815_193755.jpg

                                                

           

 

그럼에도 이렇게 담아두지 못한 얘기들을 종이에 옮겨 세상밖으로 꺼내놓을 수 있는 작가들에게

부러운 마음은 어쩔 수 없다.

확실히 타고난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여기 독립출판의 과정을 담담이 담은 작가가

있다. 자신이 뭘 잘할 수 있는지 조차 몰랐던 남자가 블로그에 글을 연재하다가 결국 책까지 내는

과정은 특별하다기 보다 너무 담담해서 나도 곧 책을 만들 수 있을 것만 같았다.

 

20200819_111927.jpg

                                

산술적인 계산으로만 본다면 소장용 책 정도의 출간은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었다.

어떤 종이를 선택하고 몇 부를 찍고 인쇄비를 더하면 도전해볼만한 금액이었다.

하지만 표지는 어떻게 디자인하고 편집과 교정같은 세세한 작업을 고려한다면 마음을 좀

다잡아야 할 것 같다. 글을 잘쓴다고 해서 그런 작업까지 잘 할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20200819_122748.jpg

                                

소심한 성격탓에 직장생활도 어렵고 일용직을 전전하면서도 출판의 꿈을 이루어 가는 저자를

보면 기특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더구나 공황장애라니. 참 열악한 환경이다. 그럼에도 쓰지 않고 배길 수 없을만큼 타고난 열정은

역시 어쩔 수 없었던 모양이다.

스스로 책을 만들고 배달도 하고 그러면서 삶을 잘 채워가는 모습은 밝은 미래를 예상하게 한다.

그의 전작들은 만나보지 못했지만 이제부터 '김봉철'작가의 이름을 기억해야겠다.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온 고객과의 이별에도 맘이 쓰인다니 참 여린 사람이구나 싶다.

그의 이런 세심한 감성들이 그의 글에 고스란히 담겨있을 것이다.

누구든 아직 용기를 내지 못하는 글쟁이들에게 큰 희망을 전했으니 장한 청년이고 참한 작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