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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의 관절은 두 번 꺾인다 ㅣ 여행과 쉼표 2
에피 지음 / 행복우물 / 202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28세에 암이라니. 예전이라면 어른이라고 불릴 나이이긴 하지만 요즘이라면 아직 어리다고 할
나이가 아닌가. 더구나 예후가 가장 안좋다는 유방암! 암도 젊은 세포를 좋아해서 젊은 나이에
발병하면 급격하게 퍼진다던데 이 어린 처녀를 어쩔까.
얼마나 무서웠을까. 아마 실감을 하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믿어지지 않아서.
그랬던 그녀가 수술을 하고 항암치료를 하면서 절망과 마주하고 희망을 꿈꾸는 시간들을 지켜보면서 가슴이 뭉클해진다.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고 항암에 전념하는 시간들은 매일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그럼에도 자신의 일상을 블로그에 올리고 독자들과 소통하면서 성장하는 모습이 대견하기만 하다.
젊어서 다행이라고 할까. 패기가 남다른 나이라 암이란 병도 이길 수 있었을지 모른다.
만약 나라면...하는 생각이 계속 나를 따라왔다. 가슴이 흐트러지고 머리가 빠지고 힘든 항암의
시간들을 내가 견딜 수 있을까. 상상하기도 싫어진다. 하지만 에피는 용감했다.
그리고 생각해낸 여행이 그녀에게 큰 힘을 준 것 같다.
아프지 않았다면 직장을 그만두지 않았다면 맘먹기 힘들었을 여정이었을텐데.
자신에게 뭔가 선물을 주고 싶었을까. 아님 혹시 치료가 잘못되어 기회가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암튼 여행이란 어떤 이유로든 우리에게 치유의 힘을 준다.
잘했다.
여행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던가보다. 심지어 자신에게 닥칠 죽음이라는 것 까지도.
누구에게나 닥칠 죽음에 대한 생각을 암환자인 자신에게 더 많이 다가온것 같아 얼마나 두려웠을지. 그럼에도 책에 실린 그녀의 사진에는 공포나 두려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달걀위에 자신의 초상을 그리는 익살이라니. 그녀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난다.
환자인 자신도 그렇지만 그녀를 지켜봤을 가족들의 상심은 어땠을지 상상만으로도 고통스럽다.
아직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란다.
5년을 지켜봐야 하고 그후 다시 또 5년을 지켜봐야 완전하게 벗어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단다.
어린 나이에 닥친 고비를 잘 극복해나가고 있어 대견스럽고 많은 분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모습에
또 기특해진다. 부디 잘 치료받고 멋지게 다시 일어나서 하고 싶은 일도 하고 사랑도 하고 그런
삶을 살 수 있게 나도 응원의 마음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