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의 약속 - 심마니의 노래
왕종흡 지음 / 행복우물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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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마니들의 삶을 가끔 TV로 보면서 저 깊은 산속을 헤매면서 무섭지 않을까.

위험한 일들은 또 얼마나 많을까 생각해본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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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심마니였고 27년이나 차이가 나는 형과 함께 어린시절부터 산을 탔다고 하니

전국의 산이 자신의 손바닥같은 그런 인생을 살아온 것 같다.

산을 들어가기전 찬물로 목욕을 하고 뫼밥을 올리면서 신께 기도하는 심정이야 오죽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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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헤매면서 산삼과 산나물을 채취해서 가족들을 먹여 살려온 인생이 참 정직하다 싶다.

산삼을 캐어 먹었다는 사람들의 경험담을 보니 과연 산삼이 영약이다 싶다.

텃밭을 가꾸면서 느낀 점이지만 농사를 짓는 사람은 제일 좋은 것은 팔고 못난이만 먹는다.

아마도 이 시인역시 그랬을 것이다. 산삼을 캐면서도 자신은 거의 먹지 못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겸허한 마음으로 신의 처분을 바라면서 산속을 헤매는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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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헤매는 심마니지만 세상 돌아가는 이치는 아는지라 썩어가는 나라가 걱정이라는 말에

나도 울컥해진다. 도대체 이 나라가 어디로 가는 것일까.

코로나 사태로 간신히 견디는 와중에 엄청난 비로 온천지가 난리가 났다.

그럼에도 정치를 하는 인간들은 여전히 정신을 못차리고 있으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자연에 이치에 순응하면서 주는대로 정직하게 살아온 심마니의 이 한숨이 그들에게 왜 닿지를

않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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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이를 먹고보니 세상보는 눈이 달라진다.

시간의 느낌도 다르다. 이제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되려나. 내가 가고 나면 과연

나를 기억하는 사람은 있을까. 내 흔적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들.

시인도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옷 한벌은 건졌다는 가사처럼 훌훌 털고 떠날 인생이다.

정직하게 신의 처분대로 살아온 심마니의 싯귀들은 딱 그를 닮았다.

멋내기도 없고 욕심도 없다. 그래서 말갛다. 산속에 흐르는 맑은 물처럼 시원하다.

이렇게 세상에 시집을 내놓을 만큼 시심이 극진하니 부러운 마음과 응원의 마음을 함께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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