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서간
이경교 지음 / 행복우물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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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란 글을 교과서에서 읽을 때에는 절실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그 청춘을 지나 해질무렵의 언덕에 서고 보니 그 단어가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깨닫게 된다. 다시 돌아갈 수 없어 더욱 그렇다.

하지만 그 아름답다는 시절을 지나고 있는 지금의 청춘들은 아마도 자신들이 가장 소중한

시간을 지나고 있음을 깨닫지 못할 것 같다. 김난도 교수의 말처럼 너무 아프기 때문이다.

 

                      

백조시대라는 신조어가 나오고 독립을 하지 못하고 여전히 부모에게 기대어 사는 캥거루족이

넘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누구의 잘못일까.

그나마 알바족으로 버티고 있다가 코로나사태로 발목을 잡혀 그마저도 쉽지 않다고 한다.

내 자식들도 마찬가지다.

 

                           

데미안에서는 '새는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온다'라는 말이 있다.

언젠가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니 정말로 새는 스스로 안에서 알을 깨고 나오고 있었다.

어느 정도가 되면 부모가 깨주어 나오는게 아니었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역시 알의 틀을 깨지 않으면 아예 병아리조차 되지 못한다고 말하는 모양이다.

허물을 벗어야 성장하는 뱀이 되고 바다에 사는 게 역시 허물을 벗어야 더 큰 게가 된다.

그렇다면 지금의 청춘들은 스스로 알에서 나올 힘이 없는 것일까.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 내가 너무 가난하게 힘들게 살았으니 너희만이라도 편하게 살기를

바라는 부모들이 너무 귀하게 키운 탓도 있을지 모른다. 가난도 모르고 힘든 것도 모르고

자란 아이들은 두터운 껍질을 깨고 나올 힘은 기르지 못했는지 모른다.

그저 모든 것이 제대로 기르지 못한 어른들의 탓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미안해진다.

하지만 미안함에만 그치지 말고 어떻게든 손을 내밀어 알을 깨고 나올 수 있도록 도와야하지 않을까.

 

                            

내가 존경하는 정약용의 일생은 영광보다는 치욕의 시간들이 많았다.

심지어 자신의 일로 인하여 가문이 멸하는 위기에 처했다. 그럼에도 과거시험조차 볼 수 없는

아들들에게 독서를 권하는 편지를 띄운다.

그러고 보니 나 역시 외롭고 가난한 시절을 독서로 버텼던 시간들이 있었다.

내가 지금 이 길에 서 있을 수 있는 것의 상당한 힘은 바로 독서였다고 고백한다.

그만큼 독서의 힘은 위대하다.

 

도서관이 많지 않고 책을 살 돈도 없던 시절 청계천의 헌책방을 헤매였던 기억을 잊을 수 없다.

지금은 코로나 사태로 공공도서관도 이용하기 어렵지만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책을 공짜로

읽을 수있다. 물론 사보면 더욱 좋겠지만.

 

저자는 이 글을 청춘들에게 용기를 주기위해 쓰기 시작했지만 자신이 더 큰 위로를 받았다고

고백한다. 인생의 길을 걷다보면 수많은 위기를 만나고 쓰러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일어나 걸어야 하는 것이 또 인생이다. 글을 쓰다가 내 속에 고인 것들을 뱉어내면서

누가 들어주지 않아도 스스로 정화되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진 적이 많았다.

아마도 저자역시 이 책이 그랬던 것 같다. 누구에겐가 이 책이 또 그런 책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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