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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살림 / 2020년 6월
평점 :
천국이 있다고 믿나요? 스스로에게 묻는다.
'암요 있다고 믿습니다'.
난 천국뿐만이 아니라 지옥도 있고 전생도 있고 당연히 후생도 있다고 믿는다.
그럼에도 딱히 겸허하게 살지도 않으면서 버티고 있다. 무슨 배짱인지 모르겠다.
간호사인 애니는 어린시절의 친구인 파울로와 재회해서 사랑을 이어간 후 결혼을 한다.
애니에게 유일한 친구였던 파울로는 이탈리아로 이주했다가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다.
형편없었던 아빠를 떠나 엄마인 로레인은 애니를 홀로 키웠다.
여덟 살 때 엄마와 애니는 루비가든으로 놀러갔다가 카트가 떨어지면서 애니의 손을
잘라버리는 사고를 당했다. 이후 애니는 접합수술로 손을 다시 얻게 되었지만 평생
트라우마를 얻게 되었고 사고 당시의 기억을 잃었다.
왕따였던 애니에게 유일하게 마음을 열어주었던 파울로를 만나 평생 처음 행복한 순간을
가졌던 애니는 불과 하루 만에 죽음을 맞이한다.
자신이 우겨 탔던 열기구가 추락하면서 중상을 입었고 죽어가는 파울로에게 자신의 폐
하나를 이식시키는 수술 도중 천국으로 향하게 된 것이다.
이미 세상을 떠난 영혼들을 만나는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애니의 천국에서 기다리는 다 섯명의 영혼들.
애니의 짧은 인생에서 만났던 다 섯명의 영혼들은 숨겨진 진실들을 하나 둘 씩 말해준다.
자신을 구하고 죽은 루비 가든의 애디. 그리고 평생 미워하던 엄마.
심지어 어린시절 실수로 만들어졌다 너무 일찍 가버린 자신의 아이까지.
하지만 아무도 파울로가 자신의 폐를 이식받아 살아났는지 말해주지 않는다.
애니의 삶은 외로웠고 가난했고 실수투성이였으며 초라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의 삶속에는 누군가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음을 천국에서야 알게된다.
너무 늦게 말이다. 진작 알았더라면 사는 동안 좀더 행복했을까.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에서 감동을 전해준 미치 엘봄의 천국 이야기는 우리의 삶을 겸허하게
바라보게 한다. 한 사람의 인생이 다른 인생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 인생이 그 다음 인생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우리의 선택이 누군가의 인생에 어떤 나비효과를 전해주는지 알게되면 우리 곁에 있는
사람 하나 하나가 얼마나 소중해지는지 알게된다.
나 역시 누군가의 배려와 희생으로 지금에 와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일지도.
비록 지금 외롭고 고통스럽지만 그 모든 평가는 천국에 가서야 알게 될 것이다.
그 곳에서 만날 영혼들에게 부끄럽지 않으려면 지금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애니의 천국여행에서 삶의 많은 답들을 만나게 된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