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원
존 마스 지음, 강동혁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운명같은 짝이 과연 있을까. 태어날 때부터 미리 예정되어지는 반쪽이 존재한다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상대라도 기꺼이 찾아나설 용기가 있는가.

어떤 미래가 와도 이제는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세상이 되었고 DNA정보로 그 반쪽을

찾아내는 이른 바 '매치'가 가능한 세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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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도였던 엘리는 우연하게 떠오른 생각하나를 연구하면서 인간의 DNA정보로 운명의 짝을

찾아내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된다. 첫 눈에 반한다거나 오랜 친분으로 자연스럽게 사랑을

알아가는 방법이 아닌 한 방에 상대를 찾아내는 이 '매치'는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엘리는

CEO가 되었고 거부가 되었다. 다만 이제는 좀 더 자유스런 삶은 포기해야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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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비용을 들이면서 엘리의 회사에 '매치'를 주문했고 그렇게 매치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닉은 자신보다 몇 살 더 많은 샐리와 동거하는 사이다.

몇 달 후 결혼하기로 약속까지 했지만 샐리는 자신들이 '매치'와 같이 운명적인 사랑인지를

확인하고 싶어한다. 결국 매치를 신청하게 되었고 놀랍게도 닉의 운명적 상대는 남자였다. 이런.

사이코패스이면서 살인을 즐기는 크리스토퍼가 '매치'를 찾은 이유는 살인 대상자를 찾아온

데이트앱에 싫증이 났기 때문이었다. 과연 나와 맞는 상대가 있기는 한걸까.

이미 5건의 살인을 저지른 크리스토퍼역시 호기심이 없었던 건 아니였다.

혹시 매치가 된 여자가 있다면 그녀가 크리스토퍼의 다음 살인 대상자가 될 수도 있을터였다.

그렇게 매치가 된 상대가 경찰이라면? 연쇄살인범과 경찰이 운명의 상대라니. 드라마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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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는 자신이 에이미를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다.

서른 명까지 번호를 매겨 살인을 이어갈 것이라고 마음을 먹고 있었고 에이미는 분명

걸림돌이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자신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공감하지 못하는 사이코패스가

아닌가. 그런 크리스토퍼가 에이미에게 사랑을 느끼다니...연쇄살인마에게 위기가 왔다.

그리고 닉은 샐리의 호기심으로 찾아낸 알렉스라는 남자에게 마음을 끌리는 것을 느낀다.

자기는 분명 동성애자가 아니었다. 하지만 알렉스에게 끌리는 마음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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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유산과 이혼으로 지친 맨디에게 매치된 남자는 트레이너인 리처드였다.

근육형의 미남인 리처드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맨디. 하지만 리처드의 SNS를

돌아다니든 맨디는 리처드가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추도식이 열릴 것이라는 글을 보게 된다.

자신의 운명의 남자가 이미 죽었다니. 맨디는 만난적도 없는 리처드때문에 큰 상처를 받는다.

그리고 리처드의 집으로 찾아가 그의 가족들과 함께 지내면서 오래전 리처드가 냉동해둔

정자를 받아 아이를 낳기로 결심한다.

 

엘리 역시 자신이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찾은 '매치'의 상대 팀을 만나게 된다.

두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팀의 매력에 점점 빠지게 된 엘리는 그의 청혼을 받아들이고

CEO로서가 아닌 여자로서 행복을 느낀다. 하지만 팀의 뒷조사를 하면서 드러나는 엄청난

비밀들. 팀은 엘리가 알던 남자가 아니었다. 과연 팀에게 어떤 과거가 숨어있을까.

 

부모가 정해준 상대와 결혼했던 시대도 있었고 중매로 혹은 연애로 상대를 찾던 시대도

있었다. 하지만 DNA로 상대를 찾는 시대가 오다니. 과학적이기도 하지만 낯설다.

그렇게 자신의 운명이라고 믿었던 사람과 정말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심지어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는 상대를 찾아 먼 길을 갔던 제이드의 경우는 최악이었다.

그럼에도 제이드는 순종하듯 운명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반전은 숨어있었다.

 

언젠가 정말 현실이 될지도 모를 미래의 모습을 그린 이 소설을 읽으면서 과학의 진화가

인간성을 어느 정도까지 잠식하게 되는지를 보면서 두려움이 느껴졌다.

실패하지 않을 결혼을 위해 '매치'가 정당화 될 수 있을까.

 

하지만 이 소설의 압권은 믿었던 모든 것들이 결국 조작되고 허구였다는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인간은 믿고 싶었던 것 만큼 휘둘릴 수도 있는 나약한 존재임을 다시 깨닫게 된다.

그냥 우리 마음가는대로 사랑하고 살아가면 안되는걸까.

과학의 완벽함이 인간의 자유로운 마음까지 제압해가는 세상이 올까봐 두려워진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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