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숨결
박상민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병원에서 사람이 죽는 것은 어쩌면 이상한 일이 아니다.

병을 고치기 위한 곳이지만 그만큼 회복하지 못하고 죽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나 갑작스럽게 자신의 병과 상관없이 죽음을 맞는 환자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선생님 우리 아빠가 돌아가신 진짜 이유를 밝혀주세요!"

자신의 환자인 수아는 어느 날 외과의사인 현우에게 이렇게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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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경변을 가진 환자였지만 갑작스럽게 병원복도에 쓰러져 숨진 수아의 아빠.

그 죽음뒤에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보험금이라도 다급했던 엄마가 있다고 믿는 수아.

수아의 확신을 증명시키기 위해 사건을 따라가던 중 의문의 죽음을 맞은 환자가 더 있음을

알게 된다.

완벽하지만 차가운 이성을 가진 김태주교수가 그런 것일까.

우연인지는 모르지만 의문의 죽음을 맞은 환자들은 고통스런 병을 앓던 사람들이었다.

누군가 그들의 고통을 끝내주기 위해 안락사를 시킨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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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영된 의학드라마를 보면 의료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의 고충이 그려진다.

죽어가는 환자를 보면서 느끼는 고뇌. 그리고 동료들끼리의 사랑이나 암투등이 드러나면서

그들도 보통사람들과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

현우는 수아의 상큼함에 점점 매료되면서 엄마가 자신이 아빠를 죽였다는 믿음을 가진 수아를

돕겠다고 나선 것이다. 사실 의사는 환자와 개인적인 친분을 드러내서는 안된다.

그럼에도 마음이 끌리는 현우. 그렇게 시작된 의문의 죽음뒤에 숨겨진 진실이 점점 드러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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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한번 미운털이 박히면 부적응자로 낙인찍혀 도태되어야 하는 냉혹한

구조. 그럼에도 현우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의사의 생명을 담보로 진실을 쫓고 결국 그 뒤에는

어린 시절 자신의 실수로 아버지를 죽게한 한 어린아이의 과거가 있었다.

실제 외국의 의사나 간호사중에 약물을 이용하여 살인을 저질렀던 인물이 있었다.

안락사를 금지하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고통에 빠진 환자에게 자유를 선물하는 일이 정당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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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아니라면 쓸 수 없는 소설이다.

현직 의사이면서 오래전부터 작가가 되고 싶었다는 저자의 생동감있는 의료현장이 그려졌다.

그리고 어쩌면 실제할 수도 있을 사건을 모티브로 긴박감있게 전개되는 소설이다.

의사들도 인간이기에 의료현장에서 느끼는 고민들이 왜 없겠는가.

살 가망이 없는 환자에게 고통스런 연명치료가 합당한 일일까.

그렇다고 스스로가 판결자가 되어 고통을 끝내주는 일은 또 합당한 일인가.

반전의 반전을 그린 마지막까지 수많은 질문이 머리에 남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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