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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샤를로테 링크 지음, 강명순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5월
평점 :
런던경찰국 소속 형사 케이트는 고향에 있는 본가를 세를 주고 있었는데 어느 날
세입자들이 사라지고 만다. 이웃에 사는 여인에게 연락을 받은 케이트는 휴가를 받아
고향집에 내려오고 집안에 들어서자 경악하고 만다.
그야말로 쓰레기장을 변한 참혹한 모습. 세입자가 키우던 고양이만이 지키고 있던
그 집은 케이트가 어린시절을 보냈고 스카보로시 경찰 형사 반장이었던 아버지가
참혹하게 살해당한 현장이기도 했다.
세입자들을 찾는 것을 포기한 케이트는 청소업체를 불러 청소를 하고 리모델링을 하기 위해
잠시 고향에 머무르기로 하고 근처에 있는 펜션에 들어가게 된다.
그런데 펜션주인부부 제이슨과 데보라의 딸 아멜리가 쇼핑센터 주차장에서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영국의 해안도시 스카보로에서는 이미 몇 년전부터 소녀들이 연달아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하였고 1년 전쯤 실종된 열 네살 여자아이의 시신이 고원지대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스카보로 경찰서 강력반의 케이럽반장은 이 사건이 연쇄납치범의 소행이라고 결론짓고
실종된 아멜리를 찾기위해 수사를 시작한다.
아멜리는 어쩌면 벌써 연쇄납치범에게 살해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즈음 기적적으로 아멜리가 구출된다. 이 사실을 데이트연결사이트에서 소개해준 남자를 만나는 펍에서 알게된 케이트는
내심 안도하지만 실제 사건은 지금부터 시작된다.
폭풍우가 몰아치던 날 납치범이 방심한 틈을 노려 차에서 탈출했다는 아멜리.
방파제에 매달려있던 아멜리를 구출했던 알렉스와 데이비드.
우연히 방파제 근처를 걷다가 구해달라는 소리에 아멜리를 끌어올렸다는데...
케이럽반장과 케이티는 그들의 주장을 의심한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날 사람의 인적도 드문 그 길을 갔다는 것 자체가 의심스럽다.
더구나 기적처럼 살아돌아온 아멜리는 납치의 충격으로 좀처럼 사건에 대해 입을 열지 않는데..
케이티는 스카보로 경찰이 아니었으므로 이 사건에 개입해서는 안되는 일이지만 연쇄실종사건과
아멜리사건에 의구심을 품고 남몰래 홀로수사를 시작한다.
그리고 점점 드러나는 진실들.
아멜리가 실종될 즈음 가정학대로 가출을 한 소녀가 있었다. 맨디는 자신에게 뜨거운 물주전자를
던져 화상을 입힌 엄마를 피해 집을 나왔고 노숙자와 함께 지내다가 다시 쫓겨나 거리를 헤맨다.
그러다 만난 한 남자. 스스로 작가라고 얘기하는 수상한 남자. 브랜든.
얼마동안 브랜든의 집에 머물던 맨디는 브랜든이 누군가에게 수상한 전화를 하는 것을 듣고
다시 도망친다. 그러나 돌고 돌아 결국 연쇄납치범에게 붙들리게 되는데...
많은 사람들이 겉으로는 평안하게 사는 것 처럼 보이지만 누구나 감춰둔 상처나 비밀이 있기 마련이다.
케이트 역시 아버지가 살해된 후 밝혀진 진실로 인해 큰 상처를 받았다. 그리고 외로운 삶을 살고 있다.
오죽하면 데이트연결앱을 통해 남자를 소개받고 만났을까.
이 소설의 주인공들은 거의 다 우울증이나 집착증같은 정신적인 문제를 앓고 있다.
결국 케이트는 그 중 하나가 범인임을 밝혀내는데...
단순한 스릴러나 미스터리물을 떠나 인간의 본성과 고독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다.
독일작가이면서도 거의 모든 소설의 무대를 영국으로 하는 저자에게 음산하고 추운 영국만큼
좋은 무대는 없었을 것이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가정폭력에 대한 경각심도 더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