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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쓰무라 기쿠코 지음, 이은미 옮김 / 샘터사 / 2020년 5월
평점 :
'밥벌이의 지겨움'이란 글이 떠오르게 하는 책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14년 동안 근무하던 회사에서 번아웃을 경험하고 사직한 후
다시 일을 찾아야 하는 여자가 5개의 직장을 경험한 이야기를 보면서 든 생각이다.
작년이던가 글로벌한 유통업체에 근무하던 딸아이가 심각하게 사직을 고려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지금같이 취직이 어려운 상황에서 조금 힘들다고 직장을 그만두면
쓰나 했었다. 누군가는 그런 자리라도 들어가고 싶어 초조했을테니 말이다.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h/y/hyunho0305/IMG_20200604_141228_HDR_3.jpg)
직장이라는 것은 자신이 키워온 능력을 아낌없이 발휘하고 인정받으면서 생활비도 버는
소중한 공간이다. 누구든 맘에 드는 그런 직장이나 직업을 가지면 좋으련만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책의 주인공 '나'가 구직센터의 상담원 마사카씨를 통해 얻은 직장은 모두 특별한 곳이었다.
첫 번째 들어간 곳은 감시카메라를 몰래 설치하고 누군가를 감시하는 일을 하는 곳이었다.
소설가라는 사람이 DVD를 모으는 취미를 가졌는데 누군가 비밀스런 물건을 그 DVD에 숨겨
놓았다는 것이다. 감시카메라를 하루종일 교대로 관찰하면서 그 DVD를 찾아내는 것이 '나'
가 해야할 일이었다. 그런데 참 특별할 것도 없이 방안을 뱅뱅도는 사람의 일상을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일이 얼마나 지루할까.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h/y/hyunho0305/IMG_20200605_142508.jpg)
결국 소설가가 집안을 청소하면서 중고물품상에 넘긴 DVD에서 비밀스런 물건을 찾아내긴 했지만
'나'는 계약 갱신을 포기하고 다시 구직센터를 찾고야 말았다.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h/y/hyunho0305/IMG_20200607_143725_1.jpg)
두번 째 직장은 버스회사였는데 버스내 방송광고를 만드는 일을 하게 된다.
동네에 있는 사업장들을 소개하는 광고였는데 그 곳에서는 '없다고 생각하면 있고, 없애버리면
정말 사라지기도 하는'이상한 일들을 경험한다.
버스광고가 효과가 있었는지 참여업체들은 대체로 승승장구하지만 광고를 내리면 사라져
버리는 이상한 현상! 광고에 무슨 마법이라도 붙어있는게 아닐까.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h/y/hyunho0305/IMG_20200608_131845.jpg)
다음 직장은 쌀과자 포장지에 기발한 문구를 넣는 일이었다. 상식이나 관광지 소개같은 것을 넘어서
사람들의 고민거리를 해결해주는 문구를 싣자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된다.
하지만 이 회사 역시 갱신을 포기하고 만다. 매번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려야 하는 일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었다. 뒤 이어 포스터를 붙이는 일을 하게 되었는데 동네구석 구석을 돌아다니면서 동네사람들을 알아가고 수상스러운 조직이 벌이는 사건을 해결하기도 한다.
그러고보니 이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남의 돈 먹기가 어디 쉽겠는가.
일본에서는 드라마로 제작되어 큰 인기를 끌었다는 소설이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밥벌이의 지겨움'이 인기를 끌었던 것 같다.
그리고 한 가지 궁금한건 독특한 직장을 찾아내서 소개해주는 마사카씨의 의도이다.
왜 '나'에게 그런 희한한 직장들을 소개해주는 것일까. 책을 덮으면서도 내내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