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릉동
김재천 지음 / 해드림출판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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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 고향인 사람들에게 '고향'이 어디냐고 물으면 좀 겸연쩍은 생각이 든다.

왠지 고향이라면 시골 어디쯤으로 연상되니 화려한 도시가 고향이라면 삭막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러나 서울도 한 때는 시골모습이었던 적이 있었다.

'공릉동'은 아주 한참을 시골스러운 모습으로 남아있었다.

내 기억으로 가까이 육군사관학교가 있었고 주변에 배밭이 많고 유독 돼지갈비집들이

많았던 것 같다. 그 중심으로 기차가 지나가고 공릉동을 넘어서면 경기도가 되었다.

 

 

                           

아마 이 시를 쓴 시인이 어린 시절에는 좀 더 시골스런 모습이었을 것이다.

지금도 공릉동은 번잡하지 않은 고즈넉한 모습으로 기억된다.

곳곳에 공릉동의 모습이 담겨있다. 다만 지금은 세상을 떠난 아내를 기억하는 사내만 남았다.

가슴아프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그 처절한 외로움과 그리움을.

 

                         

공릉동에서 태어나 자라고 지금도 둥지를 틀고 사는 남자는 자꾸 바다를 그리워했다.

그래서 그의 흔적이 담긴 시집이라도 바다위에 띄워주고 싶었다.

짭쪼름한 바닷내가 그의 마음에 닿기를 바라면서.

 

                        

아내의 빈자리가 컸던 모양이다. 시 곳곳에 아내에 대한 그리움이 넘친다.

어찌 그렇지 않을까.

 

                            

2017년 5월25일 03시10분!

딱 3년 전 이맘때였다. '안녕, 내 사랑'

폐암이었다니 고생도 많았겠다. 그걸 지켜보는 남자의 마음은 어땠을까.

대신 아파주지 못해서 아팠을 것이고 미안했을 것이다.

그런 남자를 두고 떠나야 했던 아내 마음 또한 상상만으로도 안타깝다.

 

                            

그 옛날 호랑이가 말을 끌고 갔다는 범다미라는 마을이 있던 자리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

 

시는 한가롭고 평화로울 때 보다 고독하고 힘들 때 더 절절하다.

아내를 가슴에 묻은 남자의 시는 절절하다 못해 아프고 처절하다.

 

하늘에 올라간 아내는 남자의 애절함을 보면서 가슴아파할 것 같다.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이제는 좀 덜 아파했으면 좋겠다.

아프기만 하다 가기엔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을테니까.

기쁘게 행복하게 바쁘게 살다가 아내와 조우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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