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살인의 쌍곡선
니시무라 교타로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쌍둥이가 등장하는 범죄소설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작가는 대담하게도 첫머리에 이 추리소설의 메인트릭은 쌍둥이라고 밝히고 있다.
당연히 나는 이 소설을 읽는 내내 등장하는 쌍둥이를 주목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범인이라고 단정하면서. 하지만 나의 이런 믿음을 여지없이 깨버리는 반전이라니.
눈이 덮힌 산골짜기에 자리한 관설장의 초대장을 받은 사람은 모두 6명이었다.
도쿄에서 직장을 다니는 교코와 모리구치, 마사지사인 아야코, 역시 직장인인 야베와
대학원생인 이가라시. 개장 3주년을 기념하여 초대된 6명의 공통점은 없어보였다.
관설장의 주인인 하야카와는 누군가 자신에게 6명을 초대하여 대접하라는 편지를
받았다고 했다. 그렇게 초대된 6명은 하나 둘 죽음을 맞는다.
마치 아가사 크리스트의 '아무도 없었다'처럼.
한편 도쿄시내에서는 희한한 강도사건이 발생한다.
범인은 얼굴을 가리기는 커녕 오히려 당당하게 드러내면서 대담하게 돈을 갈취한다.
형사들이 범인을 뒤쫓게 되고 그렇게 밝혀진 범인은 쌍둥이였다.
두 쌍둥이는 알리바이를 대면서 서로 범인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도대체 두 쌍둥이중 누가 범인일까. 아니면 두 명 다 범인인 걸까.
쌍둥이들은 경찰들을 농락하면서 누가 범인인지 밝히라고 놀리기까지 한다.
난감해진 형사들.
관설장에 초대된 6명이 하나 둘씩 죽어가면서 자신들이 왜 초대되었는지, 무슨 공통점이
있는지 유추하지만 도무지 답이 보이지 않는다. 하야카와는 그 이유에 대한 답을 찾으면
10만엔을 주겠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아무도 그 10만엔을 받지 못한다.
그렇다면 두 범죄의 현장이 교차되는 이 소설에서 범죄들 사이에 공통점은 또 무엇일까.
왠만한 추리소설은 거의 다 읽었다고 할만큼 추리소설의 메니아인 나조차 짐작하기 쉽지 않다.
그리고 마지막을 향해 가는 와중에 왜 저자가 당당히 쌍둥이 트릭임을 밝혔는지 알게된다.
그 충격이란. 하지만 그저 무관심했다는 이유로 살인을 시작하다니.
세상에는 죽여야 마땅한 인간들이 널렸는데도 말이다.
암튼 밝혀진 범인의 살해이유는 좀 납득하기 어렵긴 하다. 그럼에도 곳곳에 부비트랩처럼
숨긴 트릭들은 놀랍다.
제목처럼 쌍곡선에 답이 있다.
이 리뷰를 보고 나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 자신이 있는 독자들이 꼭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