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펜션
김제철 지음 / 작가와비평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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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도 아니고 사람들의 이동도 적은 한적한 시골마을에 거대하게 지어진 펜션단지.

어느 날 그 그린펜션에서 초대장이 날아온다. 오래전 이 펜션이 세워진 성천이란 고장과

관련이 있었던 사람들에게.

 

                   

변호사생활을 하다 로스쿨 교수가 된 경훈. 성천에서 태어나 선친이 하던 사업을 물려받은 지환.

두 사람은 펜션 테라스에서 마주친 후 그린펜션에 초대된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해방 직후 벌어진 시월폭동과 육이오 때의 성천전투가 두 사람들의 공통점이었다.

좌익과 우익의 싸움에 희생된 마을 사람들에게는 어떤 사연들이 숨어있었던 것일까.

 

                      

할아버지와 아버지들이 겪었던 전쟁의 소용돌이속에 깃든 이야기들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곳에 초대된 또 다른 두 사람.

소설가인 준규와 병원 이사장이라는 장동식. 그 두사람 역시 오래전 그 사건과 연관이 있었다.

그렇다면 이 그린펜션의 주인은 누구이고 왜 그들을 불러들였을까.

 

                           

두 편의 단편중 '끝나지 않은 계절'역시 이데올로기의 희생자와 가해자의 이야기다.

의사인 현수는 말기 췌장암으로 죽어가는 대기업 회장을 담당하고 있다.

이미 죽어가고 있던 환자였기에 회장의 죽음은 자연스러워보였다. 하지만 회장의

사체를 확인하면서 현수는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암으로 죽어가는 환자였기에 사망은 자연스러울 수도 있었다. 하지만 회장의 사체에서 발견된

부종은 그가 다른 이유로 사망했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남긴다.

그렇게 현수는 회장의 죽음에 대해 조사를 시작하는데...

 

                    

오래전 이북에서 내려와 사업을 일궈 성공한 회장에게는 과거에 얽힌 비밀이 있었다.

좌익으로 활동하면서 무고한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했던 과거가.

그리고 그 희생자들중 누군가가 회장의 삶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미 사형선고를 받아 죽음을 기다리고 있던 회장에게 기어이 일격을 가할만큼 복수심을

가진 누군가.

 

두 편의 이야기 모두 이데올로기 시대에 벌어진 슬픈 비극을 담고 있다.

당사자들은 이미 거의 사라졌지만 아직 상처는 유효하고 비극은 잠시 가려져 있을 뿐이다.

짦은 두 소설에 담긴 비극의 역사를 다시 되돌아보게 된다.

마침 우리 역사에 또 다른 사건이 벌어진 60년 전 그날 4월 19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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